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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잇값을 하자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1-12-07 20:53

조관일 창의경영연구소 대표, 경제학 박사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세월 참 빠릅니다. 나이가 30대일 때는 세월의 속도가 시속 30km이고, 60대는 60km라고 하더니 정말 그런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지난해 구세군 자선냄비를 본 것이 엊그제 같은데 또다시 등장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11월 하순부터 벌써 송년모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나이 탓일까요? 송년모임에 가보면 맥이 빠집니다. 희망적인 이야기, 열정적인 에피소드는 거의 들을 수가 없고 퇴직이야기, 병든 이야기, 쓰러진 이야기, 죽은 이야기가 주류를 이룹니다. 그런 모임에 참석하고 나면 괜히 우울해지고 침울해집니다. 나도 곧 쓰러질 것 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 젊게 늙는 것에 도전하기

결론부터 말해서, 제발이지 “나이가~” 운운하며 맥 빠지는 이야기는 그만 했으면 합니다. 나이가 어때서요.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화 사회’입니다(65살 이상의 노인인구가 7% 이상인 사회). 빠르게 진행되는 추세로 보면 2018년에 ‘고령사회’(노인인구가 14% 이상인 사회)로 될 것입니다.

고령화 사회임을 실감할 수 있는 사례가 있습니다. TV 프로 ‘전국노래자랑’의 명사회자로 우리에게 친숙한 송해 선생이 그 중의 한 분입니다. 1927년생이니까 우리나이로 85살입니다. 그런데 ‘최고령 단독 콘서트’ 세계 기네스 기록에 도전하는 등 ‘영원한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지 않습니까?

그뿐이 아닙니다. 얼마 전 TV를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서도소리 ‘배뱅이굿’으로 인간문화재의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이은관 선생이 나오셨는데, 특유의 “왔구나~, 왔소이다”를 소리쳐 부르시고는 올해 나이가 95살이라고 했습니다(1917년생).

자, 이쯤 되면 불과 40~50대, 아니 60대의 나이로 노인 행세를 하는 게 쑥스럽게 됩니다. 나는 그래서 ‘2080’이라는 말을 즐겨 씁니다. ‘20대 때의 건강한 치아를 80대까지 유지하자’는 어느 치약광고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20살부터 80살까지 모두 청춘’이라는 표현입니다.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소망의 표현이기도 하고요.

고령화 시대에서는 80살까지 일해야 하니까 조금 나이 들었다고 해서 뒷짐 지고 노인 행세를 하지 말라는 주장입니다. 80살까지 젊게 살자는 말입니다. 그래서 나는 신문 등에서 사건 따위의 뉴스를 보도할 때 “60세 된 노인이…”운운하면 기분이 나쁩니다. 60대는 결코 노인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쯤에서 ‘나이’에 대한 코페르니쿠스적인 역발상이 필요합니다. 나이가 듦으로써 체력적·생리적으로 후퇴하는 것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그 외의 것은 결코 뒤질 것이 없습니다. 문제는 자신감이며 생각과 처신에 달려있습니다.

우리가 진정 두려워하고 무서워할 것은 세월의 흐름에 따른 육체의 쇠잔이 아니라 정신의 쇠퇴, 마음의 늙음입니다. 아무쪼록 ‘젊게 늙는 것’에 도전해야 합니다. 더 유능하게 나이 드는 것에 도전해야 합니다. 결단하고 행동으로 옮기면 안될 것이 없습니다.

미국을 여행하던 중에 유명한 식당에서 멋진 종업원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60대 후반의 흑인 여성이었습니다. 그녀의 서빙은 환상적이었습니다. 달관한 듯한 미소, 정중한 매너, 여유 있게 손님을 대하는 노련함 등등. 젊은 사람이 결코 흉내낼 수 없는 농익은 경륜이 그대로 배어나왔습니다. 우리 일행은 그녀에게 매료되어 넋을 잃고 바라봤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사무직이나 영업직이라고 해서 그것이 안 될 까닭은 없습니다. 얼마든지 나이든 것의 강점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직장인으로서 기껏 나이가 들어봐야 60살 정도입니다. 대학교수라 하더라도 65살이면 정년입니다. 그렇다면 60~65살 정도까지 작심하고 팔팔한 청춘으로 보내면 됩니다. 나이가 경쟁력임을 얼마든지 보여줄 수 있습니다. 나이든 사원이 오히려 생산성이 더 높다는 것을 실적을 통해 실증적으로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런 목표에 도전하고 싶지 않습니까? 그러면 직장에서 구박받을 이유도 없고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일도 없습니다.

◇ 진정한 나잇값하기

‘한국 마초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변강쇠’ 배우 이대근 선생이 참 멋진 말을 했습니다. “진선미(眞善美)를 이기는 것은 귀(貴)예요. 귀할 귀.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아무리 까불어도 엘리자베스 여왕 옆에 서면 식모야, 식모. 이방자 여사도 생전에 얼마나 귀티가 나셨는지, 제아무리 예쁘다는 여배우들도 곁에 서면 단박에 초라해졌지.”

그렇습니다. 나이가 들면 생생하고 젊은 아름다움은 사그라질지 몰라도 평생 쌓아올린 내공으로부터 우러나는 품격 있는 귀(貴)함은 그것을 커버하고도 남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치는 이렇게 간단한데 왜 그것이 잘 안될까요? 열정이 식어서요? 열정이 식은 게 아니라 스스로 식혀버리기 때문입니다.

한 해를 보내며 나이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시기 바랍니다. 나이가 들었기에 삶의 이치를 깨달은 사람답게 더 열심히, 더 열정적으로 일하는 진정한 나잇값을 하게 되기를 우리 함께 다짐해봅시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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