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금융투자업계의 큰 손으로 당당히 자리잡은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삼성증권에서 한솥밥을 먹은 사이라는 것. 위환 위기가 고조되던 지난 90년대 후반 삼성증권의 각 부서에서 고군분투하던 증권업계 산증인들이 현재 여의도의 핵심 인맥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야말로 삼성증권이 여의도 금융투자업계 사관학교로 부각중이라는 얘기다.
이에 최근 국내 자산관리명가로 우뚝 자리잡은 삼성증권 초창기 텃밭을 이룬 저력으로 각 분야에서 저력을 톡톡히 발휘중이라는 평가다.
특히 올 들어 증권사 신임 CEO를 셋이나 배출해 더욱 주목된다.
실제 올해 신규 선임된 주요 증권사 CEO의 면면을 살펴보면, 현대증권 이승국 공동대표(93년~96년 국제조사파트장), BNG증권 서성원 대표(99년~2004년 마케팅팀장, 2004~2007 리테일팀장), 토러스투자증권 이남우 영업총괄 대표(98년~2002년 리서치센터장) 모두 삼성증권을 거친 공통분모를 지닌다. 앞서 2009년부터 대우증권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임기영 사장 역시 대표적인 삼성맨 출신 CEO다. 임 대표는 98년부터 2004년까지 IB본부장을 맡았었다. 비단 증권사뿐만 아니라, 금융투자산업의 전방위적인 데이터를 분석하고 제공하는 금융정보제공업체에서도 삼성증권맨 출신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지난 2000년 첫 설립부터 에프앤가이드 사령탑을 맡고 있는 김군호 대표는 95년부터 2000년 초반까지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이었다. 지난 9월 국내 네 번째 채권시가평가회사로 출사표를 던진 에프앤자산평가 최원석 대표도 동기간 경영관리팀 과장으로 삼성증권과 인연이 깊다.
또한 당시 경영관리팀장이던 김종국 광희리츠 대표도 동기간 동고동락한 사이다. 앞서 언급한 이들 삼성증권 경영관리팀과 리서치팀간 OB모임은 지금도 ‘홀인원’이란 골프모임으로 2~3달에 한번씩 골프 모임을 가진다. 공교롭게도 현재 삼성증권 경영지원본부 박재황 상무도 이 모임의 주요 멤버다. 전현직 삼성증권의 핵심 브레인이 한자리에 모이는 셈. 이와 관련 에프앤자산평가 최원석 대표는 “IMF전후 외환위기로 국가마저 어려웠던 그당시를 버틴 위기관리능력과 조직문화는 아직까지도 계속 남아 현업에서 큰 보탬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한화증권 임일수대표(2005년~2007년 영업전략 상무, 강남지역사업 상무), 지난 4월 출범한 써미트투자자문의 권경혁 대표도 2008년 삼성증권 리스크관리담당 전무로 활약한 바 있다.
삼성증권 내부적으로도 초창기 주요 멤버들이 현재 금융투자업계 전방위적으로 활약중인 흐름에 대해 반기는 표정이 뚜렷하다. 삼성증권 고위 관계자는 “여의도 주요 인맥으로 그동안 증권계엔 대우증권이, 운용업계엔 한국투신이 각각 주요 사관학교로 뻗어 있는데 여기에 삼성증권 원년연멤버들이 잘 나간다는 건 결국 회사의 위상과도 직결된다”며 “인재사관학교는 곧 성과로 이어진다는 논리가 지금의 삼성증권의 상황을 대변해주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