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손보업계 평균 자동차보험손해율은 76.8%로 전월 대비 2.7%포인트 올랐다. 업체별로는 AXA다이렉트가 83.0%로 가장 높았고, 삼성화재가 74.0%로 가장 낮았다. 다른 손보사들은 대부분 70% 중후반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내 자동차 보험료 인하는 어려울 전망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보통 72%를 손익분기점으로 보는데 현재 가장 손해율이 낮은 삼성화재 조차 2%포인트 정도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손보사 관계자는 “보험료 인하를 논할 만큼 손해율이 안정된 상황이 아니다”라며, “특히 겨울철에 접어들면 폭설 등으로 손해율이 더 올라가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보험료인하 요구는 너무 앞서간 얘기”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안정의 선결조건으로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일원화를 꼽고 있다. 병원들은 자동차보험 환자(통상 교통사고 환자)에 대해 일반 환자보다 평균 20%가량 비싼 의료비를 받고 있는데, 이를 건강보험과 일원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자동차보험 개선방안에 포함된 내용이기도 한데, 올 상반기 중 추진할 예정이었지만 의료업계의 반발로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일원화 문제와 함께 자동차보험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는 과잉 진료 역시 의료계의 반발로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지난 7월 주관한 ‘입원 기준 가이드라인’ 공청회에 의사협회는 “의사의 진료권은 안중에도 없고 자동차보험 손실을 의료기관에 전가시키는 꼴”이라며 공청회 참석 자체를 거부했다. 소통을 스스로 단절시킨 것이다.
이에 대해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진료비를 특별히 더 받아야 하는 특별한 치료가 있다면, 그런 치료에 한해서 더 받으면 되지만, 손해율 1~2%에 수백억이 왔다갔다 하는 손해보험의 특성상 일괄적으로 20%나 더 받는 악성 제도가 있는 한 자동차보험이 정상화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 밖에 정비수가나 사업비 등도 개선돼야겠지만 현재 가장 시급하고 불합리한 것은 의료수가 문제라는 것. 한편 일각에서는 제도적인 문제는 접어 두고, 자동차보험료를 일단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 조연행 부회장은 “결국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를 내리겠다는 의지가 없는 것”이라며 “보험사들이 ‘관련 제도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거나, ‘순익은 늘어도 자동차보험 부문은 적자다’, ‘과거 손해난 것을 만회해야 한다’는 식의 논리를 펴는데, 그런 논리로는 절대 내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