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증권 자산관리, 리테일확대로 웃음
증권사들이 1분기(4~6월) 실적을 발표했다. 증권사의 수익원의 경우 밖으론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데다 안으론 수수료인하 등 출혈경쟁에 노출된 터라 이번 실적은 증권사별 비즈니스모델을 검증받는 일종의 ‘시험대’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눈에 띄는 대목은 다양한 수익원포트폴리오를 잘갖춘 쪽과 그렇지않은 곳과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1분기 업계의 롤모델로 떠오른 곳은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26일 공시를 통해 2분기(4~6월) 영업이익 945억원, 순익 69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각각 17.8%, 71.4% 증가했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의 약진은 자산관리와 리테일부문의 황금비율에서 비롯됐다.
실제 자산관리, 리테일부문은 쌍끌이로 실적을 견인했다. 신종 자산관리상품인 랩어카운트의 경우 지난 4~6월 자문형시장에서 잔고 증가분 가운데 63%를 점유했으며, 특히 안정성이 높은 펀드랩은 전분기 0.1조원에서 0.4조원으로 4배 이상 늘었다. 실적호조세에 가장 많이 힘을 보탠 부문은 리테일. 주식영업 고객기반이 넓어지면서 온라인, 오프라인 리테일을 합친 전체리테일 시장점유율(약정 대비 수익 기준)은 8.79%로 업계 1위다.
또 IB부문도 가세했다. 인수 및 자문수수료 부문의 경우 신세계 이마트 기업분할을 성공적으로 주관하며 수수료수입 71억원으로 업계 1위에 올랐다. 또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크로스보더(국적이 다른 기업 간의 M&A) 및 해외 딜을 총 3건 자문하며 자산관리, 리테일, IB 등 수익원다각화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신영증권 박은준 연구원은 “삼성증권은 1분기 실적에서 핵심수익원인 리테일 부문의 시장지배력이 더욱 확대된 것이 특징”이며 “오프라인 주식영업 활성화에 따른 수익 기준 최상위 점유율 유지가 지속되고 있고, 자산관리상품인 랩과 수익증권 합산 수수료수익(1Q 469억)도 증가세를 이어가 수익원 포트폴리오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 수익원다각화에 따라 대형사 중형사 격차커질 듯
반면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외풍의 영향으로 비바람을 맞았다. 시장상황에 민감한 브로커지리지부문의 둔화가 1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대우증권의 1분기(4~6월) 실적을 보면 1분기 영업이익 430억원, 순이익(세후) 360억원으로 지난 분기대비 각각 -52.9% ,-53.0% 하락했다. 핵심수익원인 브로커리지의 악화가 덜미를 잡았다. 주식위탁 MS이 하락(2009년 7.22%, 2010년 5.99%, 11년 1분기 5.46%)에 따른 수익창출력 둔화로 1분기 실적은 시장이 예상치를 밑돌았다. 트레이딩부문의 경우 채권포지션 이자손익은 120억원으로 줄었으며, 업친데겹친격으로 금호산업 주식의 일회성 감액손실(250억원)까지 반영되면서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
우리투자증권도 영업이익 450억원, 순이익 35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각각 46.1%, 45.7% 줄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1분기 턴어라운드를 실현했다. 영업이익은 909억원으로 전분기 비해 370%, 순이익도 712억원으로 809% 늘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리테일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이 전 분기 9.7%에서 12.0%로 높아졌다”며 “또 자산관리부문의 랩상품 판매 증가에 따른 자산관리 수수료 증가, 장외파생상품 운용 및 채권운용 부문에서 큰 수익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1분기 실적에서 자산관리부문이 전체 수익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시장의 영향을 덜받는 자산관리 성적에 따라 증권사별 실적이 엇갈렸다는 것이다.
한화증권 정보승 연구원은 “시장의 변동성이 고조된 상황에서 자산관리의 경쟁력을 갖춘 쪽과 그렇지않은 곳과 격차가 커졌다”며 “자산관리의 경우 고객이 주로 자산가로 근본적으로 리테일고객베이스가 단단하고 경기변동에 민감하지 않아 안정적인 실적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분기대비 실적은 악화됐으나 지난해 대비 실적을 비교하면 수익원다각화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신영증권 박은준 연구원은 “지난 1분기 브로커리지의 핵심인 거래대금이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대형사의 실적은 선방했다”며 “브로커리지 침체시 수익이 급감하는 수익구조를 탈피한 점이 긍정적인데, 이는 자산관리 등 수익원다각화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게 증거 “라고 말했다.
한편 한화증권 정보승 연구원은 “지수가 급등해도 브로커리지는 정체인 상황에 접어들면서 시장변동성에 대응하는 수익원다각화, 균형이 중요해졌다”며 “수익원다각화가 가능한 대형사와 브로커리지에 의존하는 중소형사와 격차는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주요 증권사 1분기 실적현황 〉
(단위 : 백만원)
(자료: 한국거래소)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