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재정위기, 미국신용등급 강등으로 시장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하방경직성을 다지는 시장주체로의 역할도 기대된다. 연기금이 증시폭락의 구원투수로 재조명받고 있다. 외국인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4.8조원을 순매도하면서 증시폭락을 주도한 반면 연기금은 약 2.1조원의 주식을 사들이며 패닉장에서 브레이크를 걸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시장수호자의 역할은 더 확대된다는 게 한국투자증권의 분석이다. 먼저 기금급팽창에 따른 투자의 다변화다. 국민연금의 기금 적립액은 해가 지날수록 급격히 팽창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자산규모는 지난 5월 340조원을 넘어섰으며 이는 세계 최대 기금규모인 노르웨이의 GPF, 네덜란드의 ABP 등 연기금과 맞먹는 규모다. 급팽창하는 기금의 고갈을 막고, 적정 투자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투자자산 다변화를 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글로벌 포트폴리오운영상 위험자산의 확대도 요인이다. 올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비중 목표치는 18%, 채권 투자비중 목표치는 63.5%다. 지난해 목표치와 비교해보면 주식 투자비중이 확대, 채권 투자비중이 축소가 두드러진 상황이다. 하지만 해외연기금의 포트폴리오와 비교할 때 여전히 주식 투자비중이 현저히 낮아 국민연금도 선진국 연기금의 포트폴리오에 맞춰 주식 투자비중을 확대가 불가피하다.
연기금 매매패턴의 계절성도 하반기 순매수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2000~2010년 기간에 발생한 연기금의 주식거래를 살펴보면 매해 9~12월 사이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이같은 계절적 효과에 따라 연기금이 연말까지 지정한 주식비중을 채우기 위해 자금집행을 늘릴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국투자증권 유주형 연구원은 “6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총 적립금은 약 341조원으로 이 가운데 17.77%인 60.4조원 가량을 국내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다”며 “6월 말 대비 KOSPI가 13.5% 하락, 국내 채권가격이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시가평가를 적용하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투자 상대비중도 1~2% 축소돼 주식비중확대 여력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연금이 2011년 국내 주식투자 비중을 18%로 정한 만큼 현재의 저가 매수 기회를 활용하여 주식투자 비중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