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의 주식과 채권에 대한 매매패턴이 정반대다. 미국과 유럽의 디폴트위험이 부각된 지난 7월 12일 이후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6.5조원을 순매도하는 반면 원화채권은 4.8조원을 순매수했다. 현재 외국인의 원화채권 보유잔액은 현재 82.4조원. 이는 사상최고치로 8월초 급락장에서도 순매수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외인이 원화채권에 러브콜을 보내는 원인은 원화채권이 글로벌 채권투자자의 전략적 통화로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동부증권에 따르면 WGBI 통화별비중은 엔(31.4%), 달러(25.7%), 유로(31.2%)의 비중이 88.2%에 달한다.
재정불안에 따른 국가신용등급 하향과 통화약세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지역은 아시아와 북유럽 정도에 불과하다. 유럽재정위기확산, 미신용등급강등 등 디폴트위기가 커지면서 글로벌 채권포트폴리오 투자를 하는 외국인의 입장에서 원화채권은 꼭 편입할 전략적 통화로 위상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실제 세계최대의 글로벌채권펀드인 템플턴펀드의 경우 6월말 기준 벤치마크(BM) 대비 통화별 비중은 우리나라가 15.3%로 1위다. 벤치마크에 들어있지 않은 원화채권이 2009년 이후 꾸준하게 Top3에 랭크되고 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이 약세로 추세가 전환될 때까지 외국인의 원화채권매수는 지속될 전망이다. 외인이 원화의 강세 때마다 일시적인 약세를 보이는 국채3년물을 저가매수에 나서는 것이 그 근거다.
동부증권 신동준 투자전략본부장은 “FOMC의 2년간 초저금리 유지로, 달러약세와 선진국통화의 캐리트레이드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시아와 신흥국으로의 자금유입과 선진국통화 약세, 아시아통화 강세 기조가 강화되는 점에 비춰보면 외국인의 원화채권을 포함한 아시아채권 매수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