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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방망이 처벌이 보험사기 키운다

최광호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1-06-29 20:58

보험사기, 위험수위 넘었다 (3)

평판악화 우려해 대충 덮어 마무리

“중복보험 감시시스템 마련 시급”

왕모씨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보험사기는 보험사나 보험소비자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상당한 손실을 입힌다. 나도 ‘보험빵’으로 ‘한탕’해보겠다는 그릇된 사고방식이 전염되면서 근로의지를 상실한 청장년층들이 증가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또한 이들이 불필요한 입원이나 수술로 민영보험사의 보험료뿐만 아니라 국민건강보험의 급여도 불필요하게 병원으로 흘러들어가면서, 국민건보 재정을 악화시켜 국가적으로도 상당한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그럼에도 이처럼 보험사기가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보험사 솜방망이 처벌도 한 몫

박모씨(28)는 지난해 3월 무료로 차량 외관을 ‘업그레이드’ 해준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자동차정비업소를 들렀다. 이 정비업소는 차량을 맡기면 해당 보험사에 자기차량담보 사고로 허위 신고한 후 차량의 외관을 뜯어 고쳐주는 식으로 영업을 해왔다. 이 사건은 해당업체 사장은 기소됐지만 박모씨는 80만원을 내면 합의를 해주겠다는 보험사의 요구에 응해 경찰의 조사조차 받지 않았다. 특히 박모씨의 차량수리비가 총 200만원에 육박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험사기가 적발됐지만, 120만원의 이득을 취한 꼴이다.

박모씨의 경우처럼 보험사의 솜방망이 처벌도 보험사기 확산에 한 몫 하고 있다.

보험사기 가담자가 보험사의 고객이고, 또 평판의 악화를 우려해, 소액 보험사기의 경우 지급된 보험금을 회수하거나 계약을 해지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 짓는 일이 다반사라는 얘기다. 또한 인력 부족을 이유로 소액사고는 물론 인사사고의 경우에도 보상직원이 사고현장을 살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 상황이다.

◇ 법원도 보험사기범 처벌에 소극적

법원 역시 보험사기범에 대해 관대한 편이다.

최근 발표된 원광대학교 황만성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2003년 1월부터 40개월 동안 판결을 받은 보험사기 피고인 1173명중 징역형 비율은 283명(24.1%)에 불과하고, 집행유예와 벌금형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2년 당시 연구에 비해 징역형과 집행유예 선고 비율은 줄어든 반면 이보다 가벼운 처벌인 벌금형은 9.3%에서 28.8%로 크게 늘었다. 직업에 따른 편차도 큰 편인데, 노동자와 무직자의 경우 징역형비율이 각각 37%, 30.2%로 비교적 높은 수준인 반면, 의사의 징역형 선고 비율은 1.5%에 불과하고 대부분 벌금형(89.4%)을 선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 중복보험 감시시스템 시급

중복보험 감시시스템의 중요성은 해가 갈수록 부각되고 있다. 이 시스템만 제대로 작동해도 상당수 ‘꾼’들의 보험사기는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 의도적으로 보험사기를 저지르는 경우에는 실손의료보험과 입원일당 담보가 있는 다수의 상해보험에 가입하기 때문에, 사전에 같은 담보에 다수의 보험이 가입돼 있으면 중복보험 감시시스템으로 걸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손해보험협회 김성 보험조사팀장은 “개인이 다수의 보험에 가입을 하는 중복보험에 대한 언더라이팅 시스템이 개발되면 상당수 보험사기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스템은 아직 개발단계에 있다.

또한 상당수의 조직적 보험사기가 보험설계사 등 보험영업조직을 끼고 발생한다는 점에서 일선 설계사들에 대한 교육과 모니터링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일부 설계사들의 경우 영업 과정에서 알게 된 상품이나 보상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 직접 보험사기를 저지르거나 이를 알선하기도 한다. 또한 ‘어떤 방법을 쓰면 낸 돈은 뽑는다’는 식의 보험사기를 전제로 한 영업까지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호 계속〉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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