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원인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다보면 인생이란 게 참 허망한 거구나. 행복이라는 건 과연 무엇일까’하는 생각이 자주 들어요. 민원을 통해 인생의 흥망성쇠를 다 겪는 것처럼 간접교육은 확실하게 하고 있답니다. 인생의 목표를 수정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그는 소비자민원상담센터에서 상담 업무만 4년 차에 접어든다. 다중채무와 고금리이자로 인한 안타까운 민원인을 만날 때마다 ‘인생’을 경험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금융협회가 사단법인일 때부터 주로 처리해 온 협회 업무가 바로 민원상담이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지난 2008년 1월부터 2010년 1월까지 2년간 서울시청에 파견을 나가 민원상담만 전담하면서 수많은 민원인을 만나고 그들의 사연을 접하면서 그 안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수많은 민원을 접하다보면 무거운 삶의 스트레스를 간접적으로 느껴 남다른 피로감이 있을 텐데도 그녀는 언제나 미소를 잃지 않는다.
“원래 제 별명이 ‘긍정의 힘’, 낙천주의자를 뜻하는 ‘낙천이’ 등 밝은 이름들이 많았어요. 그래도 사실 민원처리한 지 4년 차에 접어드니 슬슬 그 긍정의 힘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것 같아 힘들 때도 있답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더 힘들었던 때를 생각하며 힘을 내곤해요.”
하지만 항상 힘든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민원인의 전화를 그냥 편하게 들어준 것뿐인데 민원인들로부터 진심어린 감사인사를 받기도 한다.
또 과도한 추심독촉전화로 하루하루 버티기가 힘들었는데 민원센터의 도움으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었다며 연거푸 감사인사를 하는 민원인들을 대할 때면 많은 보람을 느낀다. 간혹 채무를 회피하려는 의도적인 목적으로 개인회생이나 파산을 신청한다거나 주변의 지인과 결탁하여 서류위조로 대출을 실행한 뒤 잠적하는 등의 사연을 접할 때면 동전의 양면처럼 악의적인 채무회피형 채무자도 분명 존재한다는 것이 그녀의 의견이다.
그럴 때마다 자신에게 주문을 외우듯 ‘금전’이라는 것이 사람의 이성과 감성을 모두 지배할 수 있는 큰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민원인들이 처한 환경을 탓할 뿐 민원인들을 원망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민원접수에 응한다고 한다.
앞으로는 더욱 전문적인 상담을 위해서 배워야할 것도 알아야할 것도 많다는 그녀는 더욱 많은 분들을 도와드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겠다며 오늘 하루도 결의를 다진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