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실상 국내 최대 증권사이자 라이벌인 두 증권사의 경우, 겹치는 주요 업무가 많아 합병시 별 실효성이 없을 것이란 여론이 팽배했던 게 사실. 이에 우리투자증권 내부에서도 이번 대우증권과의 합병 무산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실제 현재 두 증권사가 보유한 110여개 점포중 동일 지역내 겹치는 지점수가 30~40개에 이르러 합병이 될 경우 지점과 관련 직원들의 구조조정이 염려될 수 밖에 없던 상황이었던 것. 더욱이 국내 최대 IB딜 하우스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처지라 관련 부서의 업무 조정을 놓고 연초부터 인력 스카웃 전이나, 신사업 추진에 애를 먹고 있던 상태였다.
우리투자증권 고위 관계자는 “IB사업은 통상 수년간 중장기 진행되는 딜이라, 합병을 앞두고 최근 떠오른 대우증권과의 합병설로 이래저래 업무에 차질이 빚어진 과정도 있어왔다”며 “무엇보다 외부에서 능력있는 IB인력들을 스카웃 추진중이었는데, 대우증권과 합병설이 불거지며 스카웃도 막혀왔었던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발목을 잡던 대우증권과의 합병설이 물건너 갔으니, 향후 IB사업 진행구도가 재탄력을 얻게 될 것이란 희망섞인 속내인 셈. 실제 지난해 각각 중국고섬 상장폐지와 한전KPS평가손 손실로 IB명가에 타격을 입은 두 증권사가 최근 하이마트와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상장주관사로 IPO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선 궁극적으로 우리투자, 대우증권과의 합병무산에 따라 자기자본 5조원이 넘는 초대형 국내 IB 탄생이 더뎌지게 된 점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A증권사 증권담당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론 중복업무가 많아 시너지가 미미해 보여도 중장기적으론 두 증권사의 합병으로 자기자본 5~6조원의 초대형 IB탄생에 따른 기업대출 라이센스 획득도 기대가 컸었다”며 “근래 증권사들의 증자도 어려운 형편인데 기업대출 라이센스 획득 등 신사업에 대한 구상이 한 풀 꺽이게 됐으니 업계측면에선 아쉬운 부분도 크다”고 평가했다.
B증권사 증권애널리스트는 “정부가 말한 헤지펀드 구상안에 맞추기 위해선 자기자본 3조원을 넘나들어야 하는데, 현재 그 요건을 맞추기 위해선 증권사들간 M&A나 자본확충이 필수”라면서 “따라서 모든 증권사가 M&A재료에 노출돼있고 우리투자증권의 분리매각 이슈도 끝나지 않은만큼 좀 더 지켜볼 일”이라고 덧붙였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