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폿랩, 적립식랩 폐지이어 ELW예탁금 도입
“최소한 기본예탁금제도 만큼은 피할줄 알았는데…” ELW추가개선안이 발표된 지난 23일 대형증권사 ELW영업담당 본부장에게 개선안에 대한 평가를 묻자 이렇게 말끝을 흐렸다. 이어 예상 밖으로 규제강도가 높았고 자격에 충족하지 못한 개인투자자의 이탈이 불가피하다며 앞으로 영업을 어떻게 할지 답답함을 토로했다.
증권사들이 금융당국의 잇단 규제로 코너에 몰리고 있다. 특정분야가 아니라 거의 전방위적인 압박이다. 증권사가 갑작스런 감독규제로 상품출시까지 미뤘던 금융상품은 자문형랩. 금감원은 올초 최저, 최고수익률 제시행위가 개정안과 배치된다는 이유로 인기몰이중인 스폿형랩 판매에 제동을 걸었다. 불똥은 업계로 튀었다. 그 다음날 출시스케줄을 잡았던 A증권사의 경우 갑작스런 판매중지로 혼란스런 고객들을 달래기 위해 CMA우대금리같은 혜택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A증권사 랩운용본부장은 “취지가 좋아도 새로운 제도에 적응하려면 시간을 줘야 하지 않느냐”며 “이미 팸플랫, 선전물뿐 아니라 신개념상품이라며 고객들에게 미리 권유한 영업직원들도 많았는데, 갑자기 팔지 말라고 통보받아 시간, 비용적 손실이 컸다”고 말했다. 스폿랩에 이어 적립식랩도 금융규제로 타겟이 됐다. 금융당국은 불과 한달여만에 적립식랩은 펀드와 다를 바없다며 규제의 칼을 빼들었다. 하지만 규제발표 이전 거의 한달 전부터 이 적립식랩이 출시돼 장기투자형랩이라는 틈새시장도 형성된 점을 감안하면 시장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뒷북’ 규제로 혼란을 키웠다는 평이다.
◇ 건전성강화 시장은 뒷전
스탭다운형, 적립식형 금지는 약과다. 최근 추가ELW개선안이 발표된 ELW시장은 초강력규제의 여파로 생존을 걱정해야 할 갈림길에 섰다. 1차 개선안의 경우 ELW 교육이수, LP호가제출 의무화 등 투자자보호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개선안은 진입장벽 강화가 핵심이다. 1차 개선안 발표에도 ELW불공정거래에 대한 검찰수사가 잇따르는 등 정책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금융당국이 초강수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개선안의 핵심은 기본예탁금제의 도입이다. 이제껏 ELW의 경우 별도의 기본예탁금없이 소액으로 거래가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예탁금제도 도입으로 ELW도 선물, 옵션처럼 기본예탁금 1500만원이 필요하다.
업계는 개인투자자 이탈에 따른 수수료급감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현재 ELW시장의 시가총액, 일평균거래대금은 각각 4조6000억원, 8800억원으로 추정된다. 여기서 증권사가 유동성 공급자(LP)의 활동, 위탁매매로 버는 이익은 약 2100억원 안팎이다. 개인의 경우 300~ 400만원으로 투자하는 소액투자자가 대부분인 것을 감안하면 ‘개인이탈→거래대금감소→LP위축’ 악순환으로 이어져 이익이 2/3 토막이 날 것으로 우려한다.
추가개선안에 대해서도 증권사들은 규제의 앞뒤가 맞지않다고 반발한다. 시장교란의 주범은 큰 금액으로 시세를 쥐락펴락하는 큰손이다. 원인제공자인 이들에게 별다른 규제를 가하지 않은채 소액으로 헤지하려는 개인투자자들이 희생양이 됐다는 것이다.
B증권사 ELW담당 관계자는 “시장교란자가 슈퍼메뚜기라면 원인제공자를 막는 규제가 필요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한 뒤 “주문예탁금 상한선을 제한함에도 불구하고 정반대로 기본예탁금을 도입해 아무 잘못없는 개인투자자에게 불똥이 튀었다”고 말했다.
◇ 시장소통으로 규제와 활성화 균형맞춰야
금융당국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헤지펀드도 동상이몽이다. 가장 큰 시각차는 레버리지제한, 최소투자금액도입을 꼽을 수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레버리지를 400%로 제한하며 개인의 경우 최소투자금액은 10억원으로 선을 긋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1호 헤지펀드를 준비중인 C증권사 상무는 “시장상황에 관계없이 절대수익을 추구해야 할 헤지펀드의 특성상 선물거래 중심인 CTA전략이 필수다”며 “하지만 투자자산에 관계없이 레버리지 400%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면 운용상 제약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포트폴리오를 중요시하는 자산가의 특성상 하나의 헤지펀드에 10억원을 투자하겠느냐”며 “가입제한을 대폭 낮추지않으면 헤지펀드가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업계와 활발한 소통을 통해 ‘시장건전성’과 ‘활성화’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파생애널리스트는 “당국의 규제는 파생 쪽에 초점이 맞춰졌있으며 그 인식엔 파생=투기라는 전제가 깔려있다”며 “하지만 가격발견, 차익, 헤지 등도 시장의 순기능인데, 이 같은 업계의 의견을 무시한채 편협한 시각으로 규제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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