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치본드는 원래 비거주자인 외국인이 국내에서 발행하는 외화표시채권을 뜻한다. 하지만 거주자인 내국인이 국내에서 외화채권을 발행하는 것도 김치본드로 사실상 인정하면서 외화자금조달 수단으로 인기를 모았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김치본드가 애초 취지와 달리 내국인 발행으로 단기외채 증가와 원화강세를 이끌었다는 판단이다. 김치본드로 조달한 외화자금이 결국 국내로 유입되면서 원/달러환율이 급락했다는 것이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실제 지난 4월 한 달간 달러표시로 발행된 외화채권은 77억달러에 달한다. 이 가운데 김치본드 규모는 20억달러로 올들어 월평균 10억달러 흑자인 경상수지보다 더 많은 자금이 김치본드를 통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치본드가 환율까지 흔들자 금융당국이 발행주체에 대한 조사대상을 외국계은행 국내지점까지 확대하고 공모형 김치본드의 발행을 금지하는 등 관련 규정을 손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선 김치본드 발행창구가 좁아지면 그 차선책으로 국내 회사채, 공사채 등 채권발행이 급증해 자금조달금리인 CD금리도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신영증권 홍정혜 연구원은 “김치본드규제가 임박하면서 최근 CD금리가 오르고 CD순발행도 늘고 있다”며 “은행채도 순발행 기조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은행자금 부족을 메우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또 “4월 대기업 대출이 2년 이래 최고치인 3.25조원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국내시장에서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은행채 및 CD의 순발행 지속 가능성도 열어둬야 하는데, 이는 김치본드 규제로 CD금리도 3.46% 오르는 등 채권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김치본드에 대한 규제강화로 원화가치 절상속도가 둔화되더라도 외국인 채권투자의 순매수 기조는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대우증권 윤여삼 채권애널리스트는 “이번 규제의 내용들은 이미 시장이 다 아는 내용이고, 실행계획도 크게 바뀐 부분은 없다”며 “외국인들은 투기성 자금 쪽보다는 한국의 펀더멘탈 안정성과 원화절상 기대를 감안한 중장기 투자가 대세인을 감안하면 순매수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지적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