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장외파생겸영 인가 후 100호째 ELS
키움증권이 지난 2일 100호 ELS를 내놓았다. 장외파생금융상품 투자매매업 겸영인가를 받은 뒤 지난해 8월 1호 ELS를 선보인지 거의 6개월만이다. 상품구조는 두 개의 우량종목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투스타형이 대부분이다. 실제로도 100호 ELS의 경우 제일모직과 현대중공업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3년 만기 원금 비보장형 상품이다.
눈에 띄는 점은 타사보다 수익률이 높은 하이쿠폰을 준다는 것이다. 여타 ELS는 연평균 수익률은 많아야 평균 연20%다. 하지만 키움은 이보다 5~10% 더주는 공격적인 전략으로 오프라인 ELS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같은 격차는 판매채널의 온라인화로 비용부담을 낮춘데서 비롯됐다는 게 키움측의 설명이다. ELS의 수익률은 헤지, 운용, 설계, 판매 등 비용을 감안해 산출된다.
특히 증권사의 대표적인 자산관리형 상품인 ELS는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한 금융상품으로 이같은 판매비용도 감안해 수익률이나 조기상환조건 등이 결정된다. 하지만 키움 ELS의 경우 100% 온라인청약에 따라 판매마진을 줄인 대신 수익률을 높이는 구조로 그 혜택을 고객에게 돌려준다는 설명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가장 큰 특징은 온라인을 활용한 저비용구조”라며 “온라인 청약에 따른 판매마진 최소화를 통해 하이쿠폰구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이 첫출시 이후 지난 3월말까지 팔린 ELS금액은 약 900억원에 달한다. 매횟차 때마다 대략 9억원씩 팔린 셈이다. 이같은 성적을 두고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 틈새시장 창출은 성공, 대형사 진출시 부담
A증권사 상품기획부 관계자는 “한달에 평균 4000억원씩 파는 대형사에 비하면 비교가 안된다”며 “자산관리형 상품인 ELS와 온라인과 궁합이 맞지 않는 증거”라고 말했다. 반대의 시각도 만만치않다. B증권사 관계자는 “영업직원의 도움없이 고객이 자발적으로 ELS청약에 나섰다는 건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며 “소액투자자 대상으로 지점없이 온라인을 통해 판매한 점을 감안하면 선전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키움증권이 국내 자산관리시장에 온라인ELS라는 틈새시장을 개척했다는데 큰 이견이 없다. 파생담당 애널리스트는 “오프라인 대형사와 온라인 증권사 사이에 시장규모나 전략이 달라 액면상 비교가 무의미하다”고 전제한 뒤 “대형사의 경우 발행금액이 적으면 발행을 취소하는 등 소액투자자에게 진입장벽이 있는 ELS시장에서 온라인ELS를 런칭, 개인들의 투자기회를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앞으로 키움증권의 순항을 낙관하기에도 쉽지 않다. 온라인ELS시장에 대형사가 본격적으로 참여하지 않아 진검승부는 뒤로 미뤄진 상황이다.
현재 대형사의 경우 적극적인 마케팅만 펼치지 않았을 뿐 대부분 홈페이지, HTS 등 온라인에 ELS판매전용창구가 마련돼 있다.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적극적으로 온라인ELS시장공략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온라인ELS가 성장가능성이 있는지 시장동향을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라며 “온라인판매채널 등 인프라를 갖춰 성장성이 있으면 언제든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같은 우려에 대해 키움증권 관계자는 “두터운 온라인 고객층과 안정적인 인터넷서비스를 활용해 고객의 성향을 충족하는 상품을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공급하여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나아가 온라인고객들이 보다 편리하게 금융상품 투자에 접근할 수 있고, 온라인에서 맞춤형 금융투자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맞춤서비스를 개발하여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