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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CP부실로 속앓이

최성해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1-03-30 22:31

LIG건설 법정관리신청으로 쇼크
불완전판매 확대시 신뢰성도 타격

증권사가 CP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CP발행사가 부도위기에 처하면서 판매사인 증권사에게 불똥이 튀는 형국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증권사를 대상으로 불완전판매에 따른 법적소송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신뢰도 하락도 불가피하다.

◇ LIG건설 CP부실로 투자자 전전긍긍

발단이 된 건 LIG건설의 CP다. LIG건설이 최근까지 발행한 CP잔액은 약 2000억원(공모 1800억원, 사모 200억원) 조건도 좋은 편이다. 금리는 약 8%대로 시중금리의 2배가 넘는다. 게다가 투자시간도 3개월 안팎으로 짧아 증권사들은 저금리에 목말라하는 개인, 법인들을 대상으로 판매했다. 이 CP에 올인한 곳은 우리투자증권이다. 규모는 전체의 70%가 넘는 약 1579억원으로 자산가 확대를 위한 전략상품으로 집중적으로 팔았다.또 신한금융투자 100억원, 하나대투증권 1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증권사들이 저금리의 대안상품으로 팔았던 이 CP는 LIG건설이 지난 21일 법정관리를 신청하며 애물단지로 전락했다.CP는 단기자금조달을 위해 발행되는 기업어음으로 원금보장이 되지않는다. 또 무담보채권인 탓에 변제순위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 만약 법원이 LIG건설에 청산결정을 내리면 선순위채권자들이 원금 등을 모두 챙긴 뒤에야 나머지 몫을 분배받는다. 선순위채권자들이 싹쓸이할 경우 이 CP가 휴지조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에게도 책임을 묻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 고객의 판단과 지시에 따라 자산관리계좌의 일종인 특정금전신탁에 편입돼 법적인 책임은 없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투자자의 판단에 의해 이뤄진 투자결정에 대해 판매사의 법적책임은 없다”며 “하지만 최대한 회수률을 높이려고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중이다”고 말했다. 곤혹스러운 대목은 LIG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열흘 전에도 약 40억원의 CP를 발행하며 이를 판매한 우리투자증권에게도 불똥이 튀고 있다. 실제 LIG건설 CP투자 피해자 모임은 우리투자증권에 대해서도 불완전판매를 이유로 법적대응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증권사도 피해자, 내부신용평가시스템 강화도 절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우리투자증권은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CP인수 당시 신평사의 신용등급이 AAA-로 투자적격등급인데다 하반기 LIG그룹 지주회사 전환, 대주주 800억원의 유상증자 등의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번 사태는 예상 밖의 충격이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CP발행할 때 가장 신뢰있는 데이터는 신평사의 평가자료”라며 “‘모기업 지원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평가해 우리도 충격을 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LIG그룹를 믿고 가입한 고객이 대부분”이라며 “법정관리를 사전에 알면서도 CP발행한 것은 모럴해저드로 법적소송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태로 증권사의 허술한 신용평가시스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증권사들은 이제껏 회사채, CP 등의 경우 판매에만 집중했지 발행기업의 펀더멘탈분석은 내부보다 신용평가사 등 외부데이터에 의존했던 게 관행이었다. 채권전문가는 “보통 크레딧 애널이 신평사의 평가등급이나 데이터에 기초로 평가한다”며 “인력의 부족으로 IPO처럼 기업실사를 나가 양적, 질적 등 종합적인 평가를 진행하기에 어렵다”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많아야 4명의 크레딧 애널들이 전문섹터없이 개인, 법인판매하는 금융상품을 모두 분석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번 신용이벤트가 극히 예외적인 경우라 회사측도 인력충원에 부담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가 고객신뢰를 위해서라도 자체 신용평가시스템을 강화해야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사태에서 동양종금증권의 경우 리스크 관리시스템이 빛을 본 케이스다. 이 회사는 신용평가사가 발행건 때마다 1차조사 및 탐방을 거친 뒤 검토위원회에서 최종인수결정을 내리는 시스템으로 운용된다. LIG건설 CP인수의뢰가 들어왔으나 1단계 탐방에서 부실징후가 의심돼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기업실사도 없이 인수규모가 1000억원이 넘는 빅딜을 진행하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증권사의 책임이 발행기업과 고객의 잇는 판매사로 한정되있더라도 내부평가에서 기업실사를 강화하는 쪽으로 관행을 바꾸지않으면 이 같은 사태가 언제든지 재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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