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시 오름세 당분간 이어진다
증권사들이 요즘 공을 들이는 타깃은 자산가다. 그것도 평균몇십억원의 금융자산을 굴리는 초우량자산가들이다. 증권사들은 최근 전용PB센터를 잇따라 오픈, 이들의 부심잡기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4월 ‘PB클래스 갤러리아’를, VVIP서비스의 원조격인 삼성증권은 지난해 6월 자산가전용지점인 SNI강남파이낸스 센터를 열었다. 우리투자증권도 강남의 PB센터(압구정·서초·도곡·청담·방배)를 합쳐 프리미엄 블루강남센터를 오픈했다. 신한금융투자가 지난 2007년 문을 연 명품PB 강남센터도 자산가가 주요 고객인 VIP점포다.
이들 센터의 공통점은 약 1000㎡(300평)이 넘는 초대형PB센터로 약 30~40명 PB들이 평균 30억원인 VVIP들을 초우량고객을 대상으로 금융, 절세, 부동산 등 종합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VVIP PB센터를 맡은 센터장은 부자들을 직접 만나고 시장보다 한박자빨리 투자전략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향후 자산관리전략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방향타로 통한다.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그들의 포트폴리오는 무엇일까?
먼저 증시에 대해선 이들 센터장들은 상승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삼성증권 박경희 SNI강남파이낸스센터 지점장은 “최근 코스피의 상승탄력 둔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풍부한 유동성과 기업영업이익호전, 미국경기 회복세를 감안하면 상승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우증권 윤성환 PB클래스 갤러리아 센터장도 “미국기업들의 실적호전과 소비지표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대미 수출국인 코스피도 좋은 흐름을 보이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미국의 실업급여 지급기한 연장 및 고소득자 감세연장 등 2차 양적 완화정책 등이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증시전망을 밝게 봤다.
반면 신한금융투자 김성동 명품PB 강남센터장은 “올 상반기 예상지수는 2000~2300P 정도 박스권”이라며 “위험선호 자산으로의 자금이 유입되면 주식은 가장 메리트가 있는 투자수단이지만 중국의 추가긴축과 신흥국들의 물가수준, 미국 등 선진국들의 경기회복에 따라 상대적인 약세도 염두해둬야 한다”고 다소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 인플레가 부담. 외인, 기관, 기금 수급도 변수
우리투자증권 신혜정 프리미어 블루강남2센터장은 상반기 증시를 쥐락펴락할 변수론 인플레를 꼽았다. 신센터장은 “올해는 인플레 결과에 따라 금리, 외환, 중국긴축 등 모든 문제가 연결되므로 인플레가 가장 중요하다”며 “인플레의 속도 및 강도가 강해질 경우 선진국 경기가 살아나기 전에 금리를 올려야 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 과정 속에서 외국인 등 큰손들의 수급을 따져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성동 센터장은 “어닝이 예상치를 하회하는 기업이 많아지는데도 지수 버팀목이 되는 것은 수급”이라며 “외국인 매물 부담을 잘 받아 줄 기관이나 기금 등의 매수여력이 지수 하방경직성을 강화 시켜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관심업종, 종목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했다. 박경희 센터장은 실적턴어라운드의 수혜주인 IT, 은행, 증권, 건설업종을, 윤성환 센터장은 미국 소비의 회복에 따른 수출주를 토픽으로 꼽았다. 또한 신혜정 센터장은 자동차, 화학, IT, 지주사의 대표주인 현대차, 한화, LG, GS 등을 유망종목으로 제시했다. 특히 김성동 센터장은 태양광을 비롯한 그린에너지 확대를 꾀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녹색성장과 관련한 종목이 상반기 테마를 이룰 가능성이 크다”며 관심종목으론 OCI, 현대중공업, LG화학, 오성엘에스티 등을 추천했다.
◇ 선진국형, 원자재펀드 유망, 스탭다운ELS로 헤지
대부분 자산시장이 격동기를 맞으며 시장상황을 반영하는 포트폴리오리벨런싱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입장이다. 먼저 펀드의 경우 바닥을 다지는 선진국이나 수급불균형으로 추가상승이 기대되는 원자재펀드가 유리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박경희 지점장은 미국대표주식, 블랙록광업주펀드를, 김성동 지점장은 피델리티 미국, BNPP애그리컬처 펀드를 추천했다.
신혜정 센터장도 “미국 양적완화로 인한 경기회복기대감, 이머징 마켓에서의 에너지 소비증대로 에너지 자산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며 “이미 경기회복한 이머징국가들 대신 이제 본격적으로 회복국면에 들어서는 미국, 유럽 등의 선진국에서 추가수익이 기대된다”고 에너지, 유럽펀드에 대한 비중확대를 권했다.
ELS의 경우 얕은 조정에 내성을 지닌 스탭다운방식이 유망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대부분 하방경직성이 강한 지수형이나 스탭다운형 ELS를 추천했으며 그 이유론 △추가상승여력부족에 따른 기초자산 미발굴 △하락구간에도 조기달성 가능성 등을 꼽았다.
이밖에도 유망채권으론 토지수익연계채권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김성동 지점장은 “물가상승시 토지가격도 오를 개연성이 높다”며 “LH공사 토지수익연계채권은 3년이상 보유고객에게 4.01% 금리는 확정으로 받고 토지매각차익은 덤으로 챙기면서도, 이표금리는 낮아 세금면에서도 유리하다”고 비중확대를 권했다. 한편 추천포트폴리오(적극적 투자기준)론 공격과 방어를 겸비한 양동형 전략이 유리하다는 시각이다.
◇ 안전 및 대안자산 편입확대로 리스크 방어
신혜정 센터장은 “주가지수 2100p대인 상황에서 주식비중은 크게 가져가는 것은 다소 무리일 수 있다”라며 “채권과 현금비중을 50%로 가져가고 향후 주가지수추가상승의 수익은 ELS와 자문형 랩으로 추구할 것”을 권했다.
이어 구체적인 자산비율비중은 지수형 ELS 25%, 국내주식자문형랩25%, 물가연동채권 25%, 현금 25%선을 제시했다. 박경희 센터장은 국내해외비중을 높이되 원자재주식이나 물가연동채로 인플레에 대비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자산배분비율도 국내주식 40% (자문형랩, 삼성그룹주펀드, kodex 레버리지 ETF) 해외주식 25%(삼성미국대표주식, 아시아컨슈머주식, 원자재), ELS 15%, 채권 20%(물가연동채권) 등을 제시했다. 김성동 지점장은 국내주식 비중은 유지하면서도 향후 조정을 대비, ELS의 비중을 높이는데 무게를 뒀다. 자산배분은 주식 30%, 펀드 20%(농산물, 광물, 그린에너지 관련 펀드), ELS 30% (스텝다운형 ELS ), 현금 10%다.
한편 윤성환 센터장은 “위험요소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가 지속적으로 남았다”며 “항상 시장의 주요변수 등을 체크하며 일정부분 조정을 감안해 대응하는 적극적인 배분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