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투자업계가 일본 큰 손 모시기에 두 팔 벗고 나섰다.
최근 사상 최고치인 엔고로 풍부해진 유동성과 지속된 제로금리에 지친 일본 큰손들의 돈줄을 잡기 위해서다.
실제 그동안 위험자산 회피와 보수적 색채가 짙었던 일본내 투자자들도 FX마진투자와 해외고금리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추세다.
이에 국내 증권사나 운용사들이 그동안 쉽사리 진입하지 못했던 일본금융시장 자금 유치전에 돌입한 것. 우선 증권사들의 선점작업이 눈에 띈다.
현지 사무소나 법인을 개소해 일본 금융기관과 법인 위주로 금융서비스에 나선다는 속내다. 당초 재일교포들에게 출자를 받아 설립된 신한금융투자는 올 초 개소한 동경사무소를 통해 일본기업 유치상장과 더불어 현지 증권사인수 등 일본내 영업을 강화시킨다는 계획을 밝혔다. 토러스투자증권도 외형확장을 통한 일본내 투자자들과의 접촉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삼성증권 역시 지난 4월 개소한 동경지점을 통해 기관투자자 서비스에 적극적이다. 운용사들의 추격전도 빼놓을 수 없다.
앞서 해외투자자들 대상의 펀드수출을 통해 재미를 본 미래에셋,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들도 일본내 펀드 수출을 통한 활로개척을 검토중인 것. 더욱이 일본내 2위 증권사인 다이와 증권이 조만간 100%한국시장 투자 주식형 공모펀드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져, 국내 운용사들의 일본 진출도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실제 우리자산운용 차문현 사장은 금투협 주최로 지난 7일 동경에서 개최된 한국자본시장 설명회에 참석해 일본 기관투자자들과 현지 관계자들을 만나 양 국간 펀드 교류에 대한 의견을 타진할 계획이다.
다만, 현지 사정에 대한 이해와 준비없는 부화뇌동식 진출은 조심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자본시장연구원 국제금융실 현 석 연구위원은 “지속된 제로금리 환경으로 고수익에 대한 투자 니즈가 일본내 다수 존재하는 양상”이라며 “다만, 현지금융기관과 차별화된 전략과 서비스, 그리고 현지사정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숙지하고 덤벼야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