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사회 미루고 일본행
신 사장의 해임을 신속히 진행하겠다던 신한은행은 이사회 대신 우선 일본행을 택했다. 라응찬 회장과 신 사장, 이 행장 등은 9일 일본에 방문해 재일동포 주주와 이사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 행장은 재일교포 주주 설득을 위해 두차례에 걸쳐 일본을 방문하면서 이사회 일정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됐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자 신 사장 고소 건과 관련해 상반된 입장을 설명하고 지지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번 사태에 대해 논의하고 개별적 입장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자리에서 이사회 일정에 대한 조율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당초 직원 동요를 막고 그룹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사회를 열어 신 사장에 대한 해임안을 의결할 계획이었지만, 사외이사들의 반기로 일정이 계속 늦춰지고 있는 상황이다.
재일교포인 정행남 사외이사도 지난 8일 신한지주를 전격 방문해 이사회 개최가 가능하지만 신 사장의 해임은 없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 넘버 ‘1·2·3’ 동반사퇴 가능성
이번 사태로 신한의 넘버 원투쓰리로 불리고 있는 ‘라응찬-신상훈-이백순’ 수장들의 동반 사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이같은 사태를 만들었다는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라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 의혹 조사 결과에서 금융거래 지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처벌이 불가피해 앞으로 거취도 예상하기 어려워진다.
신 사장 역시 검찰조사 결과와 상관없이 횡령과 배임혐의에 따른 이미지 실추와 신한지주 이사회에서 해임안 대신 직무정지를 받게 되면 정상적인 업무를 볼 수 없게 되는만큼 책임지고 물러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이번 일에 총대를 맨 이 행장 역시 퇴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진실여부를 떠나 신한의 이미지 훼손과 조직력을 무너뜨리는 등에 앞장선 꼴이 되면서 수장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지 못한만큼 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어떠한 이유가 됐던지 내부일을 외부로 노출시켰다는 것은 수장으로서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라며 “‘신한’은 개인의 소유가 아닌 직원 모두의 것인만큼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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