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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대비 미흡한 개인금융자산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0-07-11 18:29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겸임교수 박덕배 박사

고령화 대비 미흡한 개인금융자산
노후대비 금융자산 부족하고 부동산 침체로 유동성 확보도 곤란

노후 소득증대 위해 장기채시장 활성화하고 세제혜택 검토돼야

최근 가계의 금융부채 문제가 불거지자 금융부채 보다 더욱 빨리 증가하고 있는 금융자산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금년 초 발표된 한국은행의 자금순환에 따르면 국내 개인부문의 금융자산은 지난해 큰 폭 증가하여 1,000조원을 상회한 지 7년 만에 2,000조원을 돌파하였다.

1인당 개인금융자산도 4,00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개인금융자산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증가하였기 때문인데, 그 중에서도 특히 주가 급반등으로 ‘주식 및 수익증권’이 144.5조원 큰 폭 반등하였고, 안전자산선호현상으로 ‘통화와 예금’도 98.8조원이나 증가하였다.

그러나 국내 개인금융자산이 빠르게 증가하고는 있지만 미·일과 비교해 보면 아직 현재의 규모와 구조로는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고령화 시대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첫째, 무엇보다도 은퇴 후 개인 생활에 필요한 금융자산이 크게 부족하다.

총자산의 20%에 불과해 실물자산 가격 변동에 의한 위험흡수 능력이 부족하다. 뿐만 아니라 실물과 금융 자산 간의 유동성 불일치 문제에 빠질 수 있다. 부동산가격 급락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에 유동성 면에서 장기 실물자산, 단기 금융부채라는 가계자산의 유동성 불일치(mis-match) 현상에 노출되어 있다. 즉, 현재와 같이 부동산시장 침체가 지속될 경우 실물자산을 팔아 금융부채를 갚거나, 생계유지를 위한 실물자산 현금화가 어렵다.

둘째, 노후대비 자산 축적이 쉽지 않다. 국내 개인금융자산은 과거 일본과 거의 유사하였지만 점차 ‘주식 및 수익증권’ 비중이 늘어가면서 현재 미국과 일본의 중간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렇지만 초 저금리 시대에 진입했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개인금융자산 비중이 높아 수익창출이 어렵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의 안전자산선호 현상으로 수익창출이 거의 없는 현금과 결제성단기저축의 비중이 27%에 이르고 있으며, 이자 수익을 창출하는 정기예금의 경우 2009년 기준 연율 4% 미만의 정기예금 비중이 79.8%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실질 수익률은 물가수준을 고려하면 사실상 제로에 근접해 있는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셋째, 빠른 고령화로 전반적인 개인 리스크관리 능력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리스크가 높은 자산 비중이 크다. 주가 등 시장변수들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식과 수익증권’ 등의 비중이 76%나 된다.

이에 따라 KOSPI 2000시대를 보인 2007년 하반기 당시 개인금융자산 중 주식과 수익증권 등이 530조원 수준으로 급등하였던 반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인 2008년 4분기 당시에는 400조원 이하로 급락하였다.

특히 개인 주식투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작은 간접투자 보다 직접투자의 비중이 월등히 높다. 더욱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간접투자도 해외펀드 비중이 커지면서 해외 주가 변동뿐만 아니라 환율변동 위험까지 안고 있다.

넷째, 인구수명이 길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안정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장기채 등의 금융자산 부재로 노후생활 대비가 취약하다. 즉, 고령자의 특성상 은퇴 후 오랜 기간 동안 안전성과 수익성이 조화된 국채, 금융채 등 장기채 비중이 절대적으로 낮다. 국채시장 선진화 방안의 일환으로 정부는 현재의 3, 5, 10년 만기물과 함께 15년과 30년 만기의 장기국채 발행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나, 수요 부진으로 활성화 되어 있지 못하다. 그 결과 국내 개인금융자산 가운데 장기채 비중은 미국의 22%, 일본의 33%에 비해 매우 낮은 3.8%에 불과한 실정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기 위하여 정책당국은 무엇보다도 먼저 개인자산 중에서 가장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실물자산 가치를 우선 안정화시켜야 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그동안 저금리와 과잉유동성에 의해 형성된 부동산버블이 급격한 출구전략 시행으로 갑작스럽게 파열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실물자산이 금융자산 부족을 대신할 수 있도록 금리 및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켜 역모기지제도와 같은 실물자산의 금융자산화를 촉진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동성이 높은 아파트 비중이 높고 주택의 가격산정을 위한 표준화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다른 나라에 비해 역모기지가 빨리 발달할 수 있는 환경이다. 그리고 개인투자자의 접근성 제고 등 국내 채권시장구조를 개선하여 장기채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도 매우 시급하다. 초 저금리 시대에 예금과 같은 안전자산 위주의 자산운용으로는 고령자의 노후소득 증대가 어렵다. 장기 간접투자상품 개발을 촉진할 수 있도록 장기보유펀드의 이자 및 배당 등에 대한 소득세 공제 등 장기투자 상품 중심의 세제지원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한편 금융시장의 변동 폭이 심화되고, 가계의 리스크 노출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기관, 개인들의 적절한 대응도 중요하다. 금융기관은 고령화 시대에 적합한 금융상품을 개발하여 개인들이 안심하고 간접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야 한다. 급격한 자금이동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고, 노후대비 리스크관리에 적합한 금융상품 개발이 필요하다.

특히 금융기관의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개인부문 재무관리에 필요한 금융교육을 강화하고, 양질의 조언 업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개인도 스스로 금융에 대한 이해력을 제고하고, 과다 리스크 노출 재무구조를 개선하여 고령화 충격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지나친 실물자산, 예금 위주의 금융자산 등에서 탈피하여 주식, 보험, 연금 등 자본시장 상품을 적절히 배합한 안정된 포트폴리오 구성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변제능력을 웃도는 부동산을 과감히 처분하여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확보된 유동성을 악성 가계부채 상환에 사용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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