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 하나, 신한, 국민은행 등 4대 은행의 4월말 현재 전문직 자격증 소지자를 대상으로하는 전문직 대출상품 잔액은 9799억원으로 지난해 말 9448억원보다 351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소폭 증가했지만 신한은행은 3299억원으로 같은기간보다 174억원 줄었고 국민은행도 20억원 감소한 754억원을 기록했다.
의사전용 대출상품 잔액은 3조9422억원으로 지난해 12월말(3조9780억원)보다 358억원 감소했다. 하나은행이 3조5564억원으로 517억원이 줄었고 우리은행도 2496억원으로 같은기간보다 38억원이 감소했다.
그동안 전문직 유치경쟁을 벌였던 은행들이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가 장기간 지속되고 경영난을 겪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대출기피 현상을 보이고 있다. 과거 전문직 종사자의 수익이 예전같지 않아 존폐위기에 처하면서 VIP고객 대접도 옛말, 오히려 리스크관리 대상자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전문직 종사자들의 경영난이 지속되면서 대출영업을 중단한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축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시장이 제한되어 있고 은행간 경쟁이 심해서 늘리기가 어렵다”며 “전문직 종사직도 경영사정이 좋지 않기때문에 은행들도 대출늘리기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문직 종사자들의 경기부진이 계속되면 여신회수에 어려움을 겪어 건전성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몸을 사리고 있다.
국민은행은 전문직 대출은 개인신용대출처럼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을 이용한 대출심사가 아닌 1~5등급, 5~10등급으로 범위를 나누어 한도를 정해 대출을 실시하고 있다. 신한은행 닥터론은 CSS를 통해 7등급 이상일 경우 개인사업자 기준 최대 3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은행 관계자는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의 대출금액은 개인신용대출보다 금액이 크다”며 “연체율 상승이 아직까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리스크 관리를 위해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과거 은행들은 판매에 열을 올렸던 것과는 소극적인 마케팅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어 “전문직 대출상품은 수요자가 정해져있고 은행들의 주력상품이 아닌만큼 마케팅에 뛰어들지 않고 있다”며 “과거 사(士)자 돌림으로 분류됐던 고객 모시기 열풍과 비교했을 때와 풍경이 달라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