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은 넘쳐나지만 풀 곳은 없는 은행들에게 수익성이 높고 리스크가 적은 기업대출이 활로를 열어갈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A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침체와 금융당국의 예대율 규제로 가계대출이 막혀있고 지금처럼 자금 굴릴 곳이 마땅치 않을 때에는 리스크 적고 안전한 대기업 대출확대가 불가피하다”며 “기업들의 본격적인 투자가 시작되면 예치해둔 자금부터 인출하기 때문에 수시로 들여다보며 투자시기를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B은행 관계자도 “자금 운용처를 찾지 못하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안정적인 수익창출을 위해서는 대기업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지난해 내실다지기에 치중해 외형 경쟁을 자제하고 대기업들도 투자활동을 줄이면서 대출 수요는 줄어들고 있다.
우리, 신한, 국민, 하나은행 등 4대 은행 대기업 대출 잔액은 현재(3월말) 106조4635억원으로 지난해 4월 112조247억원보다 5조5612억원 감소했다. 국민은행은 현재 77조4730억원으로 지난해 4월 81조2504억원보다 4조원 가량 줄었고 우리은행도 12조8610억원으로 같은기간보다 2조원 감소했다.
은행들은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투자확대에 나서고 정부가 기업들의 투자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 정책 및 지원책을 쏟아내면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은행 관계자는 “기업들이 투자 확대가 본격화되기 전에 기업들과의 금융 연결고리가 끊기지 않게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며 “신규 투자처가 열리면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가능성이 높은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