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 “현장의견 조율해 제도 반영”
오는 7월부터 ‘애널리스트 공시제도’ 오픈이 공식화되면서 이에 따른 업계내 의견이 분분하다.
실제 7월 1일부터 각 증권사들이 고용한 애널리스트 현황과 인적 정보는 물론, 과거 1년간 낸 보고서 공시가 의무화 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바른 투자정보와 인적 자본 구축을 위해 동감하지만 아직 전례가 없는데다 업계내 여러 이해상충 탓에 과연 실효성을 얻을 수 있을지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30일 금융투자협회는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안정적 인적 자본구축: 애널리스트 공시제도 개편방안’ 설명회를 개최했다.
협회측은 오는 7월 1일까지 올바른 투자판단과 업계내 잦은 이직이 빈번한 애널리스트들의 장기근속 유도 일환으로 이번 애널리스트 전자공시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공시제도의 적합성 여부와 체계적인 구축을 위해 금투협은 지난 11월 자본시장연구원에 용역 연구를 의뢰한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이번 연구용역을 주도한 자본시장연구원 김재칠 실장은 “애널리스트들의 잦은 이직은 투자자들의 이익과도 직결 되는만큼, 과거 1년간 애널리스트들이 낸 보고서를 참고해 투자성향을 참고하는데 목적이 컸다”며 “실제 연구분석 결과, 장기 근속한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 정확도가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금투협은 이번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3, 4월 중 업계 의견수렴에 이어 5월엔 업무규정에 반영하고 6월 1일부터 30일까지 파일럿테스트를 거칠 계획이다.
이어 모든 인적 인프라 구축과 전자공시 시스템 개편작업이 끝나는 7월 초순부터 클릭 한번으로 애널리스트의 인적사항은 물론 담당 애널리스트가 쓴 모든 보고서를 열람하는 ‘애널리스트 전자공시’가 전격 오픈 되는 것.
이번 전자공시 개편 용역 연구 발표안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전체 경력은 물론 과거 재직회사 및 재직기간 인적사항이 공개된다. 또한 신규 및 과거 1년간 작성했던 모든 리포트 정보는 물론 각 소속 애널리스트들의 정규직, 계약직 여부는 물론 이연성과급제 도입 여부 등 계약 구조 또한 소상히 기재 한다는 복안이다.
한편 지난 30일 관련 설명회에 참석한 업계관계자들은 투자정보의 표준화 측면에서 제도 도입이 타당하다는 입장이지만, 반대론도 만만치 않았다.
우선 이번 공시제도 개편으로 직간접적으로 가장 큰 직격탄을 입게 되는 곳은 외국계 금융사와 보고서 열람을 수익사업으로 삼는 증권정보 제공업체들.
외국계 A증권사 관계자는 “통상 리테일 영업 대신 기관홀세일 비중이 큰 외국계금융사들은 보고서 배포 대상도 기관투자자 등 일부 제한된 상태고, 국내금융기관과 달리 컴플라이언스 규정도 깐깐해 이번 규정을 어떻게 받아 들일지 모르겠다”며 “이번 공시제도가 본격화되면 타격이 예상된다”고 반발했다.
이 밖에 주요 인적사항과 보고서 열람권 외에도 계약직 여부 등 자잘한 인적사항에 노출되는 애널리스트들의 인권침해 우려 가능성도 크다는 지적이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한 애널리스트는 “통상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는 기존 인력구조와 다른 FA(Free Agent)구조로 능력껏 이직이 빈번한 특수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과연 이번 공시로 인한 업계내 이직과 스카우트 관행이 줄어들지 미지수”라며 “더욱이 발행 보고서와 현재 소속 상태 외에 인적 정보 유출이 과도한 수준이라면 인적침해 우려도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다른 애널리스트도 “현재 증권사의 리서치보고서는 기관이나 지점의 영업도구로 쓰여지는만큼, 불특정 다수에게 모든 보고서가 공개된다는 건 납득하기 힘들다”며 “만약 보고서 전자공시가 의무화된다면, 예전만큼 양질의 보고서 발간 대신 내부적인 자료로 리서치 자료가 전락될 우려도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금투협측은 아직 업계내 의견수렴을 조율하는 단계인만큼 업계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해 공시제도 구축에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조만간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들 대상으로 회의 소집해 의견을 반영하는 한편, 원칙적으로 용역 결과외에 업계 현실을 반영해서 제도 셋팅 할 계획”이라며 “회원사들 조율이 최우선만큼, 이어 타격이 예상되는 증권정보업체와도 의견 조율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