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관계자는 “최근 지방은행들의 짝짓기에 대한 이야기들이 흘러나오면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며 “지방은행 M&A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방침이 수립되지 않은만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은행들의 M&A설 시나리오는 이렇다. 경남은행과 부산은행, 광주은행과 전북은행간의 합병이 유력하다는 전언이다.
부산은행이 경남은행을 인수할 경우 오는 2011년 금융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주력 계열사인 은행 규모를 50조원으로 이끌어 낼 수 있고 부산과 경남권을 장악할 수 있는 만큼 인수매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인수여부에 대한 섣부른 판단은 조심스럽지만 만약 경남은행 인수시 부산·울산·경남을 잇는 대형금융기관으로 재탄생되는 만큼 욕심이 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나리오로 광주은행과 전북은행간의 합병이 될 것이라는 설이다. 이 두 은행이 합병될 경우 호남지역을 대표하는 은행으로 재탄생시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진동수 금융위원장도 전북은행을 지역금융기관의 모범사례로 꼽은 만큼 경남과 전북은행 간의 M&A를 조심스럽게 점쳐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전북은행의 총 자산은 7조원(지난해 말 기준)으로 광주은행(17조원)과 2배 이상으로 차이가 난다. 이에 만약 M&A 시나리오가 가시화된다면 전북은행이 광주은행에 통합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에 대해 전북은행 관계자는 “광주은행과의 M&A설이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면서 “아직 정부의 명확한 방침이 수립되지도 않은 만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말했다. 이어 “더구나 광주은행과의 자산 규모가 2배 이상 차이나는 만큼 합병할 경우 대형화 이외에 경쟁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이처럼 아직 설(說)에만 그치고 있는 지방은행간의 M&A 시나리오로 은행 내부 분위기는 뒤숭숭하기만 하다. 인수주체가 되느냐 대상이 되느냐에 따라 판도가 바뀌게 되면서 직원들의 불안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A은행 관계자는 “M&A 성사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이 소속해 있는 회사의 이름이 합병 거론되는 자체만으로도 분위기가 무거워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암묵적으로 물밑 짝짓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부인하지는 않고 있다.
B은행 관계자는 “광주은행과 경남은행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만큼 M&A를 대비한 준비작업에 나서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른 은행들도 지각변동을 예상해 손 놓고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