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M&A흐름은 금융위기 이후 영업환경 악화에 따라 수익이 저조한 운용사들에겐 인수를 통한 대형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인수주체인 금융사들에겐 수익다각화 창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실제 지난 2월 12일 푸르덴셜투자증권, 푸르덴셜자산운용이 한화증권에 인수된데 이어, 10일엔 부동산 특화운용사인 다올신탁, 다올자산운용이 하나금융지주 관계사로 편입됐다.
여기에 권용원닫기
우선 지난 2월 12일 한화증권에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푸르덴셜투자증권, 자산운용은 이번 합병에 따라 업계 3위의 대형사로 도약한다. 증권 지점수 측면으론 130여개지점, 펀드판매수익 630억원 규모, 펀드 잔고 역시 13조원으로 빅5 대형사 진입에 성큼 가까워진 셈이다.
운용사 관점에서도 운용인력 56명, 총 운용자산 규모도 22조원까지 확대되며공룡운용사로 업그레이드 된다.
지난 3일 금융위원회로부터 하나금융지주로 대주주 변경이 승인된 다올자산운용도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이번 합병이 득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다.
실제 하나금융지주는 다올신탁의 주식 43%를 추가 확보해 총 58%의 대주주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다올신탁이 최대주주인 다올자산운용까지 손자회사로 편입, 회사명도 ‘하나다올신탁’과 ‘하나다올자산운용’으로 변경 할 예정이다.
지난 2006년 부동산 특화운용사를 기치로 설립된 다올자산운용은 부동산 특화영역에 강점을 보여왔지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과 PF시장이 침체됨에 따라 직격탄이 불가피해졌다.
이와 관련 하나금융 지주 관계자는 “이번 편입으로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은행, 하나대투증권이 진행하던 부동산 관련 사업 분야에서 다올신탁, 다올자산운용과 연계영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며 “다올신탁과 다올자산운용도 하나금융그룹의 지원을 통해 새로운 성장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당초 운용업 신규진출을 검토중이던 키움증권도 소형운용사인 알파에셋운용을 직접 인수키로 결정했다고 16일 자율 공시했다. 현재 알파에셋운용의 지분인수를 위한 MOU를 맺고 실사를 진행중인 상태.
온라인전문 증권사인 키움증권 입장에선, 이번 인수가 성사된다면 수익다변화에 효자노릇을 할 전망이다.
금융위기 이후 영업력 악화로 생존기로에 선 소형운용사인 알파에셋운용 역시 키움증권에 합병된다면 향후 경쟁력이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한편, 운용 업계 내부적으로도 이같은 운용사들의 M&A 본격화에 대해 긍정적인 표정이 우세하다.
실상 금융당국의 신설운용사 진입규제 완화 이후 쏟아진 신생운용사들이 최근 대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처한 상태여서 양보다는 질적인 선택이 필수적이란 견해인 셈.
더욱이 업황 악화까지 겹쳐 그동안 양적으로 난립한 운용사들의 경우, 솎아내줄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현재 국내 운용업 인가를 받은 71개의 운용사중 1/3이 적자상태다.
자본시장연구원 금융투자산업실 송홍선 연구위원은 “은행이나 증권사 대비 오너쉽이 강한 독립계운용사들이 대부분인 국내 운용업 정서상 M&A가 쉽지 않았지만, 최근 급성장한 펀드시장의 업황 악화로 M&A흐름이 가속화 중”이라며 “더욱이 금융위기 이후 상승 모멘텀이 약화돼 자체 생존하기 힘든 운용사들이 피인수되는 것은 오히려 생존경쟁상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A운용사 대표도 “금융위기 이후 업황 타격이 큰 소형사들이나 특화운용사들은 향후 생존경쟁을 위한 인수합병이 예정된 수순으로 보인다”며 “전문화된 틈새시장에서 한계를 느낀 독립계 소형운용사들은 향후 업황 어려움이 가속화된다면, 이같은 M&A흐름은 가속화 될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다만, 인수이후 직원들의 지나친 사업과 인력 구조조정은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금융업은 결국 인력장사인데, 인수이후 내부직원들의 지나친 구조조정은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수 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