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증권사들이 실력 있는 투자 자문사들과 손잡고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이른바 ‘자문사 연계 랩’을 속속 출시하며 투심을 유혹중이다.
‘자문사 연계 랩’은 고객 자산관리 경험이 풍부한 투자자문사의 자문서비스를 바탕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전문적인 자산관리가 기존 랩 대비 용이한 것이 특징.
실상 기존 증권사들이 선보였던 랩상품은 그동안 초기 단계에서 내부 프로세스 미숙과 운용경험 부족으로 당초 기대 대비 성과를 크게 못냈다는 지적이다.
통상 기관과 거액 자산가 등 외부 대형자금을 운용하는 투자 자문사 특성상 지속적인 성과관리는 물론 축전된 투자 노하우로 기존 랩 대비 성과관리가 탁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즉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더욱 체계적이고 세밀해지는 고객 니즈를 맞추기 위해 증권사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문사 연계랩을 효자상품으로 찍은 모양새다.
실제 지난 2008년 10월 대우증권이 한가람투자자문과 손잡고 ‘대우-한가람 VIP Wrap1호’를 출시한데 이어, 유진투자증권이 인피니티투자자문과의 연계한 ‘유진챔피언인피니티연계랩어카운트’를 선보였다.
올 들어선 현대증권이 지난 13일 심사과정을 거쳐 선정된 7개의 자문사의 노하우가 담긴 ‘투자자문사 랩 H-Consulting’까지 출시해 경쟁전에 뛰어 들었다.
현대증권 이대희 고객자산운용본부장은 “적극적인 자산배분과 시장주도주에 대한 집중투자로 주식형 펀드와는 차별화 된 주식투자서비스가 기대된다”며 “좀 더 전문적인 자산관리를 원하는 투자자라면 관심 둘 만 하다”고 밝혔다.
특히 자문사 연계랩은 전문적인 자산관리 효과는 물론 성과면에서도 두각이다.
실제 동부증권이 지난해 10월말 출시해 운용했던 ‘happy+스카이 그로스스탁랩’과 ‘happy+에이스 System랩’이 석달만에 목표성과 13%에 도달해 최근 조기 청산된 것.
동부증권 자산관리컨설팅팀 김성길 과장은 “고객 입장에서도 기존 랩 대비 성과도 좋고, 매매수수료나 가입금액 문턱도 낮아 자산관리 대표상품으로 제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 최초로 자문사 연계랩을 선보였던 삼성증권 역시 그동안 출시한 자문사 연계랩의 성과가 돋보인다. 현재 삼성증권은 케이원, 브레인, 오크우드, 인피니티자문사 등 9개 자문사와 함께 2930억원 규모의 자문형랩을 운용중이다. 이 가운데서 대표상품인 ‘케이원포트폴리오랩’은 지난해 성과 108%를 기록, 동기간 KOSPI를 무려 56% 앞섰다.
이 밖에 최근 하이투자, 한화증권 등이 자산관리 사업부문을 신설시키거나 강화하면서 향후 증권사의 랩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그동안 주춤했던 랩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투자자 입장에서도 그동안 접근이 어려웠던 자문사의 맞춤 자산관리를 직접 체험한다는데 긍정적인 표정이다.
투자자문사 역시 자본시장법 개막으로 헤지펀드 설립 본격화에 앞서 자문사 연계랩을 통해 개인 계좌 운용능력을 현장에서 미리 파악할 수 있다는데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업계 정통한 한 관계자는 “자문사랩의 출현은 선진국에서 이미 자산관리 대표상품으로 각광받던 랩이 국내에서도 질적으로 도약할 만한 긍정적 사례”라며 “또한 그동안 기관들이나 거액 고액자산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투자자문사들도 이번 연계랩을 통해 업무영역을 넓혔다는데 주목할 만 하다”고 전했다.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