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올해는 변동성 확대 속에서 긴 호흡으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선진국 경제는 이머징시장과는 달리 소비와 고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 문제는 경제회복 국면에서 선진국의 내수와 고용부문이 눈에 띄게 개선되는 징후를 찾을 수 없다는 점이 올해 증시의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그동안 회복국면에서 중국 등 회복속도가 빨랐던 일부 국가들의 상승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글로벌 출구전략 시행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 새해에도 위험 요인 즐비 = 위험요인으로 원화환율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으며, 원/엔 환율의 움직임이 수출부문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점차 완화되면서 엔화가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인다면 원/엔환율이 원/달러 환율의 하락폭 이상으로 크게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무엇보다 출구전략 시행의 시기와 방법도 주목된다.
이 과정에서 국가 간 금리 인상 시기의 차이에 따른 국제환율 및 국가 간 자본이동의 방향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지난해 두바이 사태에서도 볼 수 있듯이 향후 금융위기 이후 후폭풍이 동유럽 등 다른 지역에서도 얼마든지 터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누적되고 있는 국가부채 문제는 몇몇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울러 선진국 국채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 또한 지속적으로 낮아질 수 있기 때문에 신용변화에 따른 향후 대외변수도 고려해야 할 점이다.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대출 연체와 자본손실 등의 위험도 완전히 사라졌다고 볼 수 없다.
다만 상업용 모기지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이다.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발 금융불안과 더블딥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대형은행들의 상업용 부동산 관련자산 비중이 낮고, 모기지의 증권화 정도도 낮은 편이라는 점 때문이다.
또 환율움직임 등에 따라 대규모로 유입됐던 외국인 투자자금의 향방도 관심사이다.
지난해 외국인 자금의 유입은 환차익 뿐만 아니라 빠른 경기회복과 수출기업들의 실적개선 등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도 지난해 FTSE선진국 지수 편입에 못지 않은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여부가 예정돼 있어 이같은 외국인 자금의 유입은 보다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 5년만에 급증한 외국인 자금에 비해 상반기 모멘텀 부재에 따라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금호아시아나그룹 사례처럼 국내 기업들의 부실가능성과 가계부채 부담 등도 복병이 될 가능성이 있다.
◇ 중기적 긴호흡으로 대응 = 우리투자증권은 올해 국내 주식시장은 상반기 중 몇 차례의 잔 파동을 거친다 하더라도 향후 중기적으로 3~4년을 겨냥한 변곡점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조정시 주식 편입비중을 확대하고 중기적인 관점에서의 매수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인구 사이클에 따른 내수팽창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미국 고용과 소비지표가 상반기를 전후해 회복된다면 수출 모멘텀 또한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내수와 수출의 동시 회복은 그만큼 하반기 국내 주식시장의 전망을 밝게 해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장기적인 성장성에 중점을 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관건은 지난해 각국 정부의 유동성 공급에 의한 글로벌 경제회복의 효과가 소멸되면서 앞으로 민간부문에서 자생적으로 성장을 이끌어 올 수 있느냐는 점이다.
고용과 설비투자 부문의 지표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상반기 금리인상 등으로 단기적은 증시 충격을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다.
결국 금리인하와 양적완화 정책으로 회복을 이끌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정책요인의 소멸 이후 과잉유동성 환수 등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 우려하는 더블딥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IT와 자동차주의 어닝서프라이즈가 올해도 상당 부분 기대할 수 있고, 각국의 정책 공조와 지속가능한 성장이 이뤄질 때까지는 경기부양과 관련된 정책들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하나대투증권 김영익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더블딥 이야기는 체감적으로 나올 수 있겠지만 수치상으로는 사실상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