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연구위원은 9일 “미국 등 세계 각국이 이르면 2010년 하반기부터 완만한 속도로 출구전략을 추진할 것”이라며 “금리인상 등 금융부문의 출구전략은 미국을 필두로 순차적으로 시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은 내년 상반기까지 2~3분기 연속 경기상승세를 지속하고, 하반기에는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며, 유로지역의 금리인상 시기는 미국보다 다소 늦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황 연구위원은 “그동안 펼쳐온 위기대응 정책의 부작용을 방지하고 부의 유산처리가 향후 과제가 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금융규제 강화, 통화질서 재편, 글로벌 불균형 해소 노력 및 글로벌 거버넌스의 변화 등이 뒤따를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감독 시스템의 미비점이 금융위기를 통해 드러나면서 증권화와 파생상품시장 발달 등으로 그림자금융의 성장에 따르는 시스템 리스크를 집중적으로 반영하는 방향으로 금융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금융규제 및 감독방향이 주요 20개국(G20)을 중심으로 한 국제공조를 통해 보다 강화되고, 각국 감독당국 및 국제결제은행(BIS) 등과의 협력체제가 공고히 구축될 전망이다.
황 연구위원은 “최근 은행의 자본건전성 규제를 강화하고 대형 금융기관 감독체계를 구축하는 등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제고하는 것이 각 개혁방안의 주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기자본의 양적·질적 기준을 강화해 손실 완충기능을 강화하고, 자기자본비율 기준의 상향, 핵심기본자본(보통주, 내부유보 등) 비율과 동태적 대손충당금 제도 도입 등을 검토. 업종에 관계없이 시스템 리스크를 유발할 수 있는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감독기준을 더욱 강화하고 별도의 감독체계를 신설 등이 주요 추진 과제”라고 말했다.
이같은 금융규제의 강화는 금융의 성장세를 둔화시키고, 신용공급 회복을 지연시킬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최근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리면서 불안정성이 증폭되고 있는 것과 관련 “미국의 쌍둥이 적자 등으로 달러 신인도가 크게 하락하는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정되면서 미국의 대규모 쌍둥이 적자 및 금융부실, 미국경제의 저성장 등이 부각돼 달러의 신인도가 하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위상의 약화에도 불구하고 기축통화의 대체가 쉽지 않은 만큼 달러화의 기축통화체제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한국경제는 4% 이하의 성장에 그치는 본격적인 저성장시대에 돌입한 것으로 평가되며, 향후 기준금리 인상시 가계부문의 이자부담으로 소비부진 문제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황 연구위원은 “이런 가운데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경제불균형 현상이 심화, 더블딥에 빠지지 않기 위해 출구전략 시행을 보다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즉, 금리인상 등 금융정책 기조의 전환은 경제상황 및 변화추이에 따라 탄력적으로 추진하고, 정책금리의 인상은 경기회복, 물가불안, 자산가격 상승 등의 조건을 정해 이를 충족할 경우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재정건전화 노력은 중장기 재정균형을 목표로 하고, 단기적으로는 민간부문 회복될 때까지 일정 수준의 재정적자를 용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육성을 위해 신시장 공략, 고유가, 환경비용 상승으로 그린에너지, 에너지효율화 산업 등 녹색산업이 미래 유망산업으로 부상해 IT·BT·NT 부문의 기술혁신을 융합해 신에너지 분야를 육성할 경우 한국이 이 산업에서 선도국가로 도약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