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바이월드 관련 악재가 불거진지 일주일만에 코스피지수는 이전 상태를 빠르게 회복하며 긍정적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이에 따라 연말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확산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기 낙폭에 대한 빠른 회복에 의미를 두면서도 산타랠리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때 ‘제2차 금융위기’ 우려까지 심화됐지만, 두바이 사태가 예상외로 빠른 진정세를 되찾으면서 위험자산 선호도가 증가하고, 국내 증시의 외국인들도 지난주 순매수세를 강화했다.
11월 증시 조정에 따른 가격 메리트가 더욱 부각되고, 주요국의 경기회복 지속에 따른 기대감도 여전해 외국인의 이같은 매수 강화는 보다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여기에 외환시장의 안정적인 모습도 국내 수출기업들의 어려움을 완화해줄 것으로 기대되며 4분기 기업실적도 예상보다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매물 부담은 한층 가벼워진 모습이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두바이 사태의 안정과 일본 및 선진국 경제회복을 위한 해당국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에 따라 외국인의 매수 강도는 보다 강화될 수 있다”며 “연말 완만한 상승 흐름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증시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부정적인 시각이 상당히 희석되면서 이번 주에는 미국 소비와 고용시장의 지표, 쿼드러플위칭 데이 등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심 팀장은 “지난주 미국의 서비스업지수는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부실자산구제계획(TRAP) 450억달러 전액상환, 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 감소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며 “두바이 관련 중동지역의 신용위험스왑(CDS)도 하락해 진정됐다”고 말했다.
또 일본이 이달 들어 20조엔 규모의 경기부양대책을 확정하면서 니케이지수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향후 원/엔환율도 안정적인 모습을 띌 것이란 관측이다.
일본은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경기대책 사업비를 총 24조엔까지 편성할 것이란 소식도 이어 전해지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개인이 매도에 나서고 있지만 외국인의 현·선물의 매수와 연기금 순매수 전환 등 수급상황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심 팀장은 “두바이 악재를 딛고 빠른 회복세를 보인 국내 증시는 1차적으로 1630선을 안팎으로 저항선이 형성될 것”이라면서도 “증시 주변 변수가 긍정적인 측면에 주목할 만 하다”고 설명했다.
KB투자증권 임동민 연구원도 “글로벌 주식시장이 두바이쇼크 이후 단기 낙폭을 빠르게 만회했다”며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확대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두바이 쇼크 이후 미국 장단기 국채, 리보 및 회사채 수익률이 안정적인 모습을 지속했고, TED 스프레드나 신용 스프레드에서도 이상 징후가 없었다는 점이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과 주식시장 조기 회복의 배경이 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이 위기에 대한 우려에서도 다시 향후 경기지표 등 다시 펀더멘털에 대한 판단으로 시각을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임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도 탄력적인 반등에 성공하고 있다”며 “다만 거래량 증가가 수반되지 않은 것은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를 약화시키는 만큼 추가매수를 서두를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동양종금증권 조병현 연구원은 “두바이 사태가 조기 출구전략 사용에 대한 명분을 감소시키면서 오히려 호재로서의 성격마저 가질 수 있다”며 “120일선의 저항 없이 1600선을 단번에 돌파한 점도 이같은 해석의 반영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조 연구원은 “혼조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의 경기관련 지표들과 국내 증시의 이벤트 등 불안 요소가 남아있지만,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화증권 정문석 연구원은 “미국 고용의 회복세는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페이스는 기대만큼 빠르지 않을 것”이라며 “올들어 빠른 개선을 보였지만 9월 이후 전월대비 일자리 수의 증가는 미미했다”고 말했다.
실업수당 청구건수 감소에 대해서도 추수감사절에 따른 계절효과와 실업수당 기한 만료 등에 따른 효과가 혼재해 있어 본격적인 회복 시그널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정 연구원은 “취업자 수 순증은 내년 2분기, 실업률 하락은 3분기에나 나타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