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컨퍼런스에는 국내외 증권사, 은행 등 금융기관과 연구기관, 관심 기업 등 각계각층에서 200여명의 참여자가 배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한국거래소는 앞으로 이슬라믹 인덱스 도입 등을 검토하고, 이슬람 금융 인프라 확충과 이슬람 금융권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다토 닉 람라 말레이시아 증권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실물거래를 통해 이윤과 위험을 나누는 이슬람 금융이 앞으로 세계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말레이시아는 이 분야의 튼튼한 인프라와 성장성, 아시아 및 중동 지역을 잇는 지정학적 위치에 따라 중요한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다토 유슬리 유소프 말레이시아 거래소 이사장도 “말레이시아의 이슬람금융 상품이 아태지역 펀드와 상품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자금조달 창구로 유용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전세계 이슬람 금융 규모는 7500억~8000억달러 규모로 최근 10년간 20~30%씩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창호 한국거래소 이사장 직무대행도 이날 “이슬람 금융은 샤리아 율법상 이자수취 행위가 금지돼 있고, 반드시 금융만의 거래를 허용하지 않고, 실물거래가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금융부문의 안정성을 보다 기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슬람 금융시장이 국내 기업 및 금융기관에도 안정적인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지난해 말 글로벌 금융시장의 충격과 위기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띄었던 이슬람 금융에 대한 시각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소프 이사장은 이에 대해 “다른 은행 금융권보다도 이슬람 은행 금융권은 불확실성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며 “이슬람 은행이 리스크 관리에 강하고 기업지배구조도 강한 편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정부도 이슬람 채권(수쿠크) 거래에 대한 세제혜택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은 상태여서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국내에서 이슬람금융시장에 대한 관심도는 보다 높아질 예정이다.
최근 말레이시아에서는 기업들의 수쿠크 발행이 활발한 편이다. 올들어 에너지 기업 페트로나스도 15억달러의 수쿠크를 발행하기도 했다.
올들어 지속적인 달러화 약세에 따라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 등을 감안해 우리 정부도 수쿠크를 통해 소량의 외국환평형기금 채권 발행을 검토하기도 했다.
특히 자본시장의 측면에서 이슬람금융은 중장기 성향의 투자성 때문에 보다 안정적인 자금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울러 외환시장이 취약한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1997년 금융위기와 지난해 금융위기 국면에서 체감했던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해 자금조달 창구를 보다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이미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 금융투자업계는 금융위기 이전부터 이슬람권 오일머니 유치를 위해 수쿠크 발행을 추진해온 바 있다.
그러나 그동안 수쿠크가 채권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거래세와 부가세 등의 문제 등 국내 제도에 따라 얽히면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법과 제도적인 장치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외국어대 법대 안수현 교수는 “현재 법적으로 정한 업무만 할 수 있는 포지티브 방식의 규제체계로는 이슬람금융 도입이 난관에 부딪칠 수 있다”며 “이슬람금융상품 및 거래과정의 적합성에 대한 조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이어 “수쿠크는 보유자의 기초자산에 대한 수혜적인 소유권을 갖게 돼 있지만 국내법상 이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 김정한 연구위원도 최근 “금융, 회계, 조세 등의 환경을 정비해 이슬람금융에 적용할 수 있는 틀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이 분야 전문인력 양성 등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배경에 따라 이슬라믹 인덱스에 대해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슬라믹 인덱스는 이슬람 자금을 국내에 유치하면서 샤리아 율법에 저촉되지 않도록 사업을 하는 국내외 상장사들의 증권 가격으로 구성된 지수다.
▲ 지난 19일 KRX는 말레이시아 이슬람금융위원회, 국내외 금융전문가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제 이슬람금융컨퍼런스를 개최했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