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가 600억원 이상 형성될 듯
공기업 민영화 방침에 따라 KED(한국기업데이터)가 내년 5월경에 매각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12월말 결산법인인 한국기업데이터의 실사를 내년 3월까지 마치고 5월경에 매각공고를 한다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한국기업데이터의 대주주들이 매각심사위원회를 구성해 매각 실사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업데이터의 매각을 위해 신용보증기금, 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기술신용보증기금, 중소기업진흥회, 지식경제부 등으로 구성된 매각심사위원회를 만들었다. 매각심사위원회는 11명이며 최근 현대증권과 삼일회계법인 컨소시엄을 매각 주관사로 결정했다.
매각 전에 매각가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실사를 진행중이며 이 실사는 올해 말 결산 후 정확한 자료가 나오는 3월경에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기업데이터는 자본금 777억원, 당장 현금으로 쓸 수 있는 당좌자산 363억원을 보유하고 있어 인수 메리트가 높은 상황이다.
현재 시장에서 한국기업데이터의 가격은 600억원 규모로 예상되고 있어 많은 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신용정보사 관계자는 “현재 7곳 정도가 인수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현금자산을 360억원 정도 가지고 있어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기업데이터의 실적이 올해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어서 기업가치는 더욱 높게 평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로 2007년 55억원 적자, 2008년 12억원 적자를 냈으며 올해도 경기악화로 15억원 정도의 적자를 예상했다. 하지만 양질의 기업정보와 우수한 인력들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데이터의 신뢰성을 시장에서 인정받으면서 영업에 탄력을 받아 올해 50억원의 흑자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기업데이터 관계자는 “공적기관으로 설립 후 5년까지 적자가 예상됐지만 이를 조기에 털어내고 자생적 생존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며 “한국기업데이터가 시장에 진출하면서 기존 200억원대 시장에서 600억원대로 시장규모를 키우는 역할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기업데이터의 매각이 자칫 중소기업 금융 인프라 발전에 공공적 순기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는 신용보증기금 43.63%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로 양질의 중소기업 정보를 한국기업데이터에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매각을 통해 이 관계가 무너질 경우 양질의 정보 제공은 받을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업이나 개인이 대주주가 될 경우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평가의 신뢰도가 저하될 우려도 제기됐다.
한국기업데이터 관계자는 “중소기업 금융지원이라는 공공적 목적으로 탄생한 한국기업데이터의 공익성을 가져가는 방향으로 매각이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KCB처럼 금융기관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평하게 일정지분을 나눠서 보유하는 형태가 최적의 방안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B신용정보사 관계자는 “중소기업 정보 시장은 600억원 규모로 중소기업 금융지원 인프라 차원에서도 절대적으로 키워야 하는 분야인데 한곳이 독점적으로 시장을 가져가거나 수익성만을 좇을 경우 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