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관계자들은 이같은 지정학적 리스크의 부각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한화증권 최광혁 연구원은 11일 “과거 연평해전과 서해교전의 경우 주가 및 외국인 순매수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었고, 이번 해전 역시 그 규모나 피해 면에서 더욱 미약하기 때문에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교전 소식이 알려진 지난 10일 오전 한때 개인 선물 매도세가 일시적으로 증가하고, 남북경협주의 전반적인 하락세, 전쟁관련 종목의 강세가 잠시 눈에 띄긴 했지만 이에 대해 일시적인 등락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전언이다.
최근 10년간 모두 19차례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관련 악재가 터지고 이중 사격을 포함한 교전은 모두 7차례가 있었지만, 과거 연평해전과 서해교전 당시 주가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일부 우려와 달리 외국인의 순매수 역시 사건 당시에도 지속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999년 6월 15일 연평해전 당시 주가는 전일보다 18.19포인트 하락했으나 다음날에는 25.18 포인트 상승했다.
2003년 3월 북한이 지대함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에도 주가는 2포인트 소폭 하락한 이후 반등세로 전환됐다.
2005년 2월 10일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발표하자 환율이 7원 상승했다가 14일에 8원 하락하면서 안정을 회복했다. 2006년 10월 9일 북한 핵실험으로 주가가 33포인트 하락했다가 다음날 9포인트 반등한 이후 안정세를 유지한 바 있다.
올 들어서도 지난 4월 5일 북한이 로켓을 발사했으나 오히려 다음날 주가가 14포인트 상승할 정도로 북한 리스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교전 당일인 지난 10일에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2701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사흘째 주식을 사들였다.
전반적인 거래부진은 지정학적 리스크와는 별 상관관계가 없이 거래량은 2억7651만주, 거래대금은 3조8909억원에 머물렀다.
사건 발생 하루만인 11일에는 중국 경제지표의 양호함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전날보다 12.52포인트(0.79%) 오른 1594.82로 장을 마쳤다.
최 연구원은 “특히 과거 교전 사례에 비교해 봐도 피해 정도가 상대적으로 미미하며 추가적인 문제 발생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7년만에 발생한 교전이라는 점도 금융시장에 큰 의미를 부여할 만한 재료는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 역시 “과거 북핵위험, 연평해전 발생 당시에도 리스크가 크지 않았다”며 “이번 교전도 경우 경우 북한의 고위급 라인에서 나왔다기 보다는 우발적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어 증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