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 회장은 이임사를 통해 "자신을 비롯한 우리은행 임직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우리 금융시장의 나쁜 선례를 남기지 않고자 나름대로의 소명의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명예회복을 위한 의지를 내비쳤다.
황 회장은 "우리은행 재직시절 실무진이 열심히 일하겠는 의욕으로 전결로 투자한 파생상품이 평가손을 유발해 우리은행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자신이 징계를 받았지만 우리은행과 직원들이 위축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금융위의 조치가 우리나라의 금융산업 발전을 후퇴시키고 금융인들의 도전과 창위성을 위축시키는 결과가 되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금융인으로 살아온 지난 35년간 지내왔던 금융인으로써의 소회도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자신의 좌우명이었던 `깨끗하자, 부지런하자, 책임을 지키자`를 토대로 다소 투박하지만 풍진세상에서 나 자신을 지켜나가는 훌륭한 가르침이었다"고 회상했다.
가장 오랬동안 근무했던 삼성 그룹에서도 "일등정신, 역경에 대한 도전정신, 조직에 대한 투철한 충성심, 깨끗하고 공평한 조직문화 등 금융회사가 세계 일류가 되기 위한 핵심역량들을 체험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KB금융에 대해서도 그는 "지난 1년간 여러분들과 함께 하면서 금융그룹의 경영관리체계를 확립하고, 계열사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등 KB금융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한 기반 구축에는 나름대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취임 전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발생하고 전대미문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부득이 그룹차원의 비상경영체제를 구축하여 리스크 관리에 역점을 두다 보니 괄목할 외형성장을 해내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마지막으로 "앞으로 당분간은 차분한 마음으로 사물을 볼 때 세상의 진리를 깨닫게 된다는 정관자득 이라는 사자성어를 남기고 떠나고자 한다"며 여운을 남겼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