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리밸런싱 필요, 단 ‘무작정 환매’ 경계
KOSPI가 1600p선에 안착하면서, 국내주식형펀드의 환매물결이 더 거세질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KOSPI 1600p선은 지난 2005년부터 유입된 주식형펀드 자금 71%규모가 집중된 차익실현 구간이기 때문.
즉 최근의 환매물량은 차익실현구간인 1600p선에 다다르자 일부 원금 보존 심리와 함께 경기회복 경계심에 따른 환매라는 관측도 나온다.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리서치에 따르면, 8월 한달동안 국내주식형펀드 이탈자금 규모는 1조 5,016억원으로 집계됐다. (*ETF제외 국내주식형 기준. 2009년 8월1일~ 8월 26일)
이는 2006년 이후 월간 기준 국내주식형펀드 월간 순 유출 규모로선 최대치다.
직전 달인 7월 역시 1조 1000억원 가까운 국내주식형펀드 자금이 순유출돼 두달 가까이 3조원 가까운 자금이 썰물처럼 나간 셈.
특히 1600p선을 돌파한 지난 24일 이후 25일, 26일 연 이틀동안 각각 2400억원, 1485억원 환매물량이 대거 쏟아져 원금보존에 따른 차익실현 심리가 큰 상태임을 짐작할 수 있다.
여기에 경기회복을 위한 사상 최저치의 기준금리인하와 풍부한 유동성 탓 등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 따른 관심도 커져 간접투자에 대한 투자매력이 점차 희석중인 것으로도 관측된다.
일례로 지난 7월 16일을 기준으로 8월 17일까지 국내주식형펀드가 총 1조 7000억원의 자금 유출세를 보인 반면, 고객예탁자산은 무려 2조 7000억원의 증가를 보였다.
다시 말해 펀드에서 빠져 나간 환매자금이 직접투자 대기 자금으로 이동중임을 짐작케 한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환매물결과 관련,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심리가 큰 만큼 대규모 펀드런은 아직 기우지만 당분간 환매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국투신운용 CIO 강신우 부사장은 “최근 환매는 그동안 파란만장한 변동장을 겪은 펀드투자자들이 단기급등을 맞아 원금보존 심리와 펀드 리밸런싱 욕구, 여기에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라면서 “이 두 가지 근본요인이 해결되지 않는 한 환매 랠리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판단중”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규모가 큰 성과 회복 펀드 리밸런싱 차원에서 이번 환매는 긍정적이지만, 단기간 타이밍에만 연연한 환매는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와 관련 삼성투신운용 양정원 주식운용본부장은 “주가가 회복하면서 펀드리밸런싱을 고려하는 펀드 투자자들의 환매가 뚜렷하다”면서 “그러나 최근처럼 타이밍에만 연연한 매매보단, 향후 트랜드를 파악하고 매매전략을 짜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실제 과거 펀드 플로우 흐름을 살펴보면, 주가에 3~6개월 후행하다 선행하는 패턴이 뚜렷한만큼 현재 단기급등에 부화뇌동하지 말라는 조언인 것.
또한 향후 증시 방향성이 커 질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지수방어력이 높은 ‘배당, 가치주 펀드’중심 투자전략도 유효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리서치 임진만 연구원은 “투자자 본인이 보유중인 자금 성격을 명확히 하는 한편 단기적 타이밍에 따른 투자는 지양해야 할 것”이라면서 “1,600p고지에 안착하면 차익매물 출회 등으로 변동성이 높아질것인만큼, 지수방어력이 높은 배당, 가치주 펀드중심으로 정책변화 수혜, 이익성장성이 높은 그룹주, IT, 금융 섹터펀드에도 제한적 관심 가질만 하다”고 분석했다.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센터 서경덕 펀드분석 연구원도 “하반기엔 올 상반기같은 급등장 예상이 어렵고 단기급등에 따른 변동성이 높아질거라 예상한다”며 “따라서 하반기 대형주중심의 배당주펀드와 올 초 상승이 둔화됐던 가치주펀드 중심의 대응이 유효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 밖에도 전통형 주식형 외에 ELS, ELF같은 대안상품으로 대응전략을 짜 볼 만 하다는 주장이다.
이어 서 연구원은 “변동성 장세에서 원금보존과 추가수익 전략을 추구할 수 있는 ELS나 ELF도 포트폴리오 일부 대안으로 관심 둘만 하다”고 덧붙였다.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