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6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한국무역협회 주최로 열린 조찬간담회에 참석한 이 부위원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한국경제’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세계경제 회복이 빠르지 않아 디플레이션이 더 큰 우려라는 시각도 있다”면서 “아직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글로벌 정책기조 유지 추세와 우리 정부의 경제상황 판단, 그리고 여전한 향후 불안정성을 감안한 전망으로 풀이된다. 그는 경기회복을 위한 정책과제로 수출 기조 유지, 내수시장 확대, 서민지원을 위한 사회안전망 강화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이 부위원장은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내수시장 활성화는 재정건전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이같은 차원에서 민간 자본 투입을 통한 의료관광 비즈니스, 교육시장 확대 등 서비스업을 통한 내수 회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선진시장에서 시작된 이번 위기 속에서 한국경제가 영향을 받은 상황은 시기마다 다른 특징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9~10월에는 외환보유고와 국내 외채규모, 높은 수출의존도 따른 글로벌 경제 침체의 악영향 우려 등으로 불거졌다.
하지만 11월 이후에는 서구 국가들이 이른바 ‘아시아 책임론’을 통해 수출로서 성장한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재소비를 하지 않고, 미국 국채 구매 등에 몰두해 비정상적인 유동성 공급을 초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불러왔다는 견해를 내세웠다는 설명이다.
이 부위원장은 “이는 선진국 경제가 어려워지면 아시아국가의 수출이 어려워 아시아국가의 경제가 먼저 심각한 곤경에 빠질 수 있다는 논리로 우리 경제에도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과감한 재정정책으로 무역금융과 중소기업 지원을 확대해왔다는 것이다.
이는 금융회사의 건전성과 기업구조조정을 위한 펀드 및 기금을 통해 실물경기에 타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정책적 무게중심을 갖고 왔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우리경제가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제회복’이란 표현보다는 경제급락이 완화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재정건전성이 양호하고, 수출다변화 등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긍정적이라는 견해도 덧붙였다.
향후 불안요인에 대해서는 미국과 유럽연합 등의 금융자산 가치 저하에 따른 해외 소비침체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꼽았다.
마지막으로 이 부위원장은 “경제회복을 위해 일부 기업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금융이 역할을 하겠지만 무역업계도 수출 확대를 통한 경제활성화에 보다 더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조찬간담회에는 무역협회 회원사 회장단 등 280여명이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