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고금리의 후순위채를 대량 발행하면서 은행들의 수익성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오는 6월부터 두차례에 걸쳐 총 1조원 규모의 하이브리드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내달 초7000억원, 내달 말 3000억원 규모로 발행되며 30년 만기에 5년 후 은행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농협도 지난 21일부터 7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전국의 모든 농협중앙회 영업점을 통해 일반 고객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6년 만기로 연 5.90%로 금리를 지급한다.
SC제일은행은 지난 달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해 모두 판매가 완료됐다. 외환은행 역시 지난달 말 2500억원의 하이브리드를 발행해 모두 판매됐다. 씨티은행과 수협도 후순위채 발행을 검토중에 있다.
후순위채는 은행이 파산할 경우 채권자들에게 진 빚을 모두 갚은 뒤에야 지급을 요구할 수 있는 채권이다.
채권 확보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시중금리보다 높으며 통상 만기는 5년∼7년이다.
그러나 후순위채나 하이브리드채권은 은행 부채의 성격을 띄고 있는 지분인만큼 은행 입장에서는 득보다 실이 더 많다는 지적이다.
후순위채권은 기관과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하고 있다. 기관에 팔 경우 일반적으로 발행금리보다 금리를 더 얹어주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이 더 크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이 지난해 말과 달리 회사채 시장의 신용위험이 크게 줄어든 데다 금리가 오를 것이란 기대가 퍼지면서 만기가 긴 후순위채를 보유하려는 투자수요가 줄어들고 있어 비용부담은 더 클것으로 보인다.
또 후순위채권을 발행하면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를 만회하려면 운용수익이 발생해야 하지만 지금처럼 수익을 올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은행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현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후순위채 금리가 조달 금리보다 높기 때문에 은행들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