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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정책에 대한 小考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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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9-03-08 17:43

박덕배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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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정책에 대한 小考
금리인하에도 시장금리 영향없어 실물경제회복 지연

일관된 정책으로 반응이 민감한 시장에 신뢰감 줘야

지난해 9월 리만브라더스 파산신청 이후 세계경기 침체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은 국내 경기의 과도한 위축을 막기 위해 사상 유례가 없는 큰 폭의 선제적 금리 인하를 단행하였다. 2008년 10월부터 총 여섯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3.25%p 인하한 결과 기준금리는 현재 한국은행 통화정책 역사상 가장 낮은 2.0%를 기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통화당국의 이러한 기준금리 변화는 어느 정도 시차를 두고 단기금리, 장기금리 그리고 실물 변수의 영향으로 이어지면서 경기조절적인 역할을 한다. 즉, 경기가 과열했을 때는 기준금리를 인상하여 채권금리 상승, 설비투자 및 소비 위축을 거쳐 경기 안정을 가져오게 되는 반면, 경기 침체 시에는 기준금리를 인하하여 채권금리 하락, 설비투자 및 소비 증가 등을 통해 경기가 회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통화정책의 중간 목표가 통화량(M2)이었던 외환위기 이전에는 극심한 경기침체에도 경기 조절적인 금리정책을 수행할 수 없었다. 1980년 제 2차 오일쇼크로 2/4분기와 4/4분기에 처음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1.3%와 5.8%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였고,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4분기부터 4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였다.

그렇지만 통화량을 통화정책의 중간목표 수단으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은행은 금리인하로 대처할 수 없었다. 금리는 통화량의 변화에 따라 내생적으로 결정되었으며, 실질적으로는 물가상승률에 크게 연동되고 있었다.

1999년 이후 통화정책의 최종목표가 물가안정인 ‘인플레이션 타겟팅’ 시스템으로 변경된 이후 사실상 금리정책이 시작되었지만 실질적으로 한국은행 금리정책은 뚜렷한 반경기적(coun ter-cyclical)인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예컨대 한국은행은 IT버블 붕괴에 따른 영향으로 미국 수출이 급감(-12.7%)하였던 2001년 실물경제 지표가 악화되자, 콜금리 목표를 4차례에 걸쳐 2월부터 9월까지 4.0%까지 인하하였지만 금리정책의 시차를 고려한다면 경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카드사 부실에 따른 내수 부진으로 경기가 위축되었던 2003년 5월을 시작으로 그해 7월, 그리고 2004년 8월과 11월 등 총 4차례에 걸쳐 3.25%까지 낮추었을 때도 선제적 대응을 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반면 2005년 1월부터 2007년 8월까지 7차례에 걸쳐 점진적으로 2.75%p 기준금리를 인상하였다.

하지만 이는 경기과열을 억제하기 위한 반경기적인 금리 정책이라기보다는 저금리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여 이를 안정화시키려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최근 들어 글로벌 금융위기 심화로 인해 신용경색 현상이 만연되어 있다. 금융완화 정책으로 시중 유동성이 증가됨에도 불구하고 경제주체들의 위험기피 현상이 깊어지고 있다.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심이 확대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고 국고채 등 무위험 자산에 자금이 집중되고 있다. 그 결과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되지 못하고 투자도 제한되면서 신용등급 하위 기업들의 자금조달 금리가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금리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 2차례의 대폭 금리인하 시기에는 시장금리가 어느 정도 반응하였다. 2001년 2~9월에 있던 금리하락기(IT버블 붕괴)의 경우 기준금리 1.25%p 인하에 따른 CD 금리, 회사채 AA- 금리, 회사채 BBB- 금리는 1.77%p, 1.44%p, 1.14%p 하락하였다. 그리고 2003년 5~11월(카드사태)에는 기준금리 1%p 인하에 따라 CD 금리, 회사채 AA- 금리는 반응하였다. 하지만 지금의 경우 아직 시장금리는 전혀 반응하고 있지 않다. 2008년 10월 이후 2009년 2월까지 기준금리 3.25%p 인하에 따라 CD 금리는 3.09%p 하락했으나, 회사채 AA- 금리 반응 폭이 0.39%p에 그쳤고, 회사채 BBB- 금리는 오히려 1.96%p 상승하였다.

지금처럼 장단기 금리 간 연결고리가 끊어진 경우 금리정책의 효과가 나타날 수가 없다. 다시 말하면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금리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아 실물경제가 좀처럼 회복되기 힘들다. 이웃 일본의 경우 1990년 버블 붕괴 이후 금융완화 정책을 실시함으로써 1990년대 초반 이후 금융완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실시하였으며 1999년~2000년, 2001년~2006년에는 두 번에 걸친 제로 금리 정책까지 사용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리정책은 실물경기를 부양시킬 수 없는 상황에 빠졌고, 1998년, 1999년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였다.

따라서 금리정책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금리정책의 끊어진 연결고리를 복원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대외적 요인에 의해 어쩔 수 없을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정책당국의 일관성 있는 정책으로 과도하게 민감한 반응하는 금융시장에 신뢰감을 주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은행들이 대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도록 은행과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보수적인 은행 등이 중소기업 대출에 따른 리스크를 시장에 팔 수 있는 자산유동화증권(ABS) 시장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은행의 건전성 확대를 위한 은행자본확충펀드 등이 실제 중소기업 대출 등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강도 높은 기업구조조정이 선제적으로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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