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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복합대책이 필요하다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9-02-25 23:29

홍 성 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장기 복합대책이 필요하다
동유럽 위기가 확산되는 와중에 중동의 진주로 평가 받던 두바이 마저 긴급 자금 수혈을 받았다. 부동산 가격이 50%나 폭락하면서 부채가 국내총생산의 110%를 넘었기 때문이다. 지금 두바이는 인구의 90% 수준이던 외국인 근로자들 마저 본국으로 돌아가면서 경제의 근간을 유지하기도 버거운 실정이다. 미국에서는 씨티은행의 국유화가 논의되면서 글로벌 위기는 여전히 바닥을 모른 채 확산되고 있다.

이런 극단적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위기 지속 기간이 길어지면서 금융과 실물의 위기가 결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가계와 기업 대출이 부실화되는 속도가 매우 빨라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 결과 은행의 자산건성이 악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경기는 바닥을 모른 채 냉각되면서 추가적인 대출건전성 악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 위기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전제

현재의 세계는 불황, 경기침체, 금융위기라는 용어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세계 금융계의 큰손인 조지 소로스는 미국 주택시장 침체에서 시작된 위기가 금융시스템 자체를 손상시키기에 이르렀다면서 시스템 붕괴 가능성을 제기했다. 확실히 거의 모든 영역에서 전방위로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번 위기는 세계화 시대 최초의 위기이기 때문에 역사나 경제이론에서 해답을 찾기 어렵다. 따라서 위기의 해결 수순은 위기 자체의 정확한 인식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위기의 출발은 리만 브라더스 등 투자은행의 위기에서 출발했지만 본질은 역사상 가장 심한 부채 수준에 있다. 이렇게 부채를 통해 조달된 자본은 주택과 생산설비 투자에 집중되어 결국은 세계를 공급과잉 상태로 만들어 버렸다.

따라서 부채와 공급과잉에 대한 깊이 있는 인식이 해결의 출발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향후 위기 수습책은 과잉 상태인 부채, 주택, 생산력의 안정적 축소를 목표로 마련돼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향후 경기대책은 다음과 같은 3가지 관점에서의 대응이 필요하다.

◇ 장기적 관점으로 대응해야 한다.

충분한 시간이 흘러 주택 수요뿐 아니라 소비가 살아난다면 위기는 해결된다. 그러나 언제인지 모르는 수급 균형의 시간까지 기다릴 수 없다. 부채와 공급과잉이 사회 시스템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결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의 정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위기 초반 미국뿐 아니라 대부분의 국가는 금융기관에 대한 단기 자금대여로 위기를 수습하려 했다. 그러나 금융기관 손실액이 무려 3조 달러에 이른다는 것은 통상 자본금의 10배에 이르는 약 30조 달러의 대출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상황을 너무 단기적 관점에서 파악했던 것이다. 급기야 최근에는 씨티와 같은 상업은행에 실질적인 대출 이 가능하도록 자본금 형태의 지원으로 방향이 전환되고 있다.

또한 위기가 장기화된다면 현재의 금융과 실물경제의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차원의 위기 발생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 미국의 실패 사례를 참조할 때 한국의 대책도 장기화란 관점에서 준비해야 한다. 지금이 아니라 향후 2~3년간 현재와 유사한 상황이 지속된다는 전제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 복합 처방이 필요

점차 위기의 명칭이 포괄적 개념인 글로벌 위기로 통일되고 있다. 이는 금융에서 발생한 문제가 사회 모든 분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구체적인 위기 대응 조치는 금융뿐 아니라 산업, 기업, 사회분야까지 포함하는 복합대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동시에 실시해야 한다. 한쪽으로 위기 대책이 치우칠 경우 시스템 복원이 지연되거나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유럽에서 시위가 빈번한 이유는 금융기관과 기업 중심의 위기대책뿐 아니라 가계까지 직접 지원하는 정책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기 상황에서 경기부양책의 방향성과 관련해서 국론마저 분열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위기를 단순한 금융 혹은 경제 위기로 판단해서 대책을 수립했기 때문이다. 동유럽 위기는 자금을 빌려준 서유럽의 오스트리아, 벨기에, 네덜란드의 위기이며 동시에 유로화 안정성 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유로화의 약세는 다시 달러 강세를 유발시켜서 원화를 1,500원까지 추락시키고 있다. 위기와 상관없이 여전히 세계는 촘촘히 연결되어 있다.

◇ 제로섬 게임과 스텔스 지원

현재 거의 모든 산업은 공급과잉 상태다. 금융기관이 어느 정도 안정화된 이후의 전투는 기업 차원에서 발생할 전망이다. 세계적인 공급과잉 상태에서 경기침체로 기업들은 매출 감소뿐 아니라 가동률이 급속히 하락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업종 구분 없이 기업들은 점점 생사의 임계점에 가까워질 전망이다. 국경을 넘나드는 기업들의 생존투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국내외 경쟁 기업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퇴출시켜서 과잉생산력을 줄이는 제로섬 게임적 상황에 노출되고 있다.

한국 경제는 대외의존도가 너무 높다. 현재 대부분의 기업들은 글로벌 위기를 맞아 호황 때보다 훨씬 치열한 제로섬 전투 중이다. 최근 반도체 산업에서 경쟁 업체를 굴복시킨 첫번째 승전보도 있었다. 따라서 기업의 자구 노력뿐 아니라 글로벌 전투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 물론 위기 이후의 보호무역주의를 대비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스텔스 지원이 필요하다.

다행히 한국은 정부 재정이 매우 안정적이다. 대기업들의 재무구조와 경쟁력은 여전히 강하다. 여기에 위기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해결 방법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만 형성된다면 위기 이후 또 한번의 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아직 위기 이후의 기회를 논하기는 빠르지만, 적어도 한국은 기회를 잡기 위한 조건은 어느 국가보다 우수하다. 시선을 멀리하고 새로운 한국을 만들기 위한 적극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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