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금융시장에도 최고 경영진 교체 바람이 거세게 몰아칠 전망이다. 이미 삼성카드와 하나캐피탈 CEO가 지난달 바뀐데 이어 한국캐피탈과 통합 효성캐피탈, KT캐피탈, 우리기술투자 등도 교체한다는 방침아래 새 인물 영입을 놓고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여기에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는 일부 캐피탈회사들도 조직 분위기 쇄신과 글로벌 금융위기를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최고 경영진’ 교체 카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여신금융업계의 ‘CEO교체 바람’은 그 어느 해 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은행권에 이어 여신금융업계에도 CEO 교체 바람이 한바탕 휘몰아칠 것으로 전망돼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최고경영진 교체가 확실시되는 곳은 한국캐피탈, 통합 효성캐피탈, KT캐피탈 등 3곳이다. 여기에 임기가 만료되는 신한캐피탈 등도 그룹인사 여하에 따라 교체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지난해 말 싱가포르계 사모펀드에 매각된 한국캐피탈은 이르면 내달 또는 4월경 임시주주 총회를 열어 손관음배 본드와이즈코리아 대표이사를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드와이즈코리아는 싱가포르계 사모펀드인 본드와이즈가 한국캐피탈 인수를 위해 지난 12월 23일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 Special Purpose Company)다. 전자파 차폐(EMC)업체 AMIC의 사장이던 손관음배씨가 대표이사다.
이 조직은 손 대표가 기술신용보증기금 부장을 지낼 당시 함께 일한 인력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M&A 매물이 나올 때마다 프로젝트 팀 형태로 모여 인수에 참가해왔다.
지난 2006년 쌍용화재 인수전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드와이즈코리아는 지난달 23일 200억원의 중도금을 매각자인 군인공제회측에 입금한 데 이어 오는 3월 31일까지 688억원의 잔금을 납부할 예정이다.
통합 효성캐피탈도 다음 달 임시주주 총회를 열어 외국계 캐피탈회사 CEO인 A씨를 고준용 대표이사 후임으로 정식 선임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캐피탈업계에서는 한국스탠다드차타드캐피탈 김용덕닫기

유인완 사외이사가 대표이사 직무를 대행하고 있는 KT캐피탈 또한 신임 사장을 선임하기 위해 사장추천위원회 구성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피탈업계 한 CEO는 이와 관련 “유재정 사장이 갑작스런 송사 등으로 정상적인 경영이 어렵다고 판단, 최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에 따라 KT캐피탈은 조만간 공모를 통해 후임 사장을 선임할 계획인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이밖에 우리기술투자도 박봉규 대표이사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의사를 밝혀 일단 지난 주에 공동 대표이사 체제에서 이완근 대표체제로 전환했다.
이처럼 여신금융업계에 CEO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은 영업실적 부진 등으로 침체된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고, 글로벌 금융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자구책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업계의 한 대표는 “CEO라는 자리가 밖에서는 화려하게 비춰지지만 실적에 따라 언제든지 교체될 수 있는 바늘방석”이라며 “올해 경기가 작년보다 더 나쁠 것으로 전망되는 마당에 CEO 교체 바람까지 불어 그 어느 때보다도 씁쓸하다”고 말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