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산업은행은 국내 경기의 회복을 위해 힘써야할 국책은행으로서의 역할을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는 평가다.
우선 매각 대상인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M&A 무산과 조선업 불황이 겹치면서 몸값 하락은 물론 경영상에도 심각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또,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한화 역시 대외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는 동시에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 실패로 M&A 불패신화를 마감했다.
향후 자금력이 회복되더라도 하이닉스, 현대건설 등 앞으로 예정된 굵직한 M&A에도 쉽게 나서히 힘들게 됐다.
한화는 또, 산업은행에 지급한 3000천억원 규모의 이행보증금도 고스란히 떼일 위기에 처했다.
한화는 보증금 가운데 일부라도 돌려받을 수 있는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대법원 판례상 한화측에 불리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산업은행에 대한 시각은 더욱 곱지 않다. 이번 M&A 매각 무산의 책임이 무엇보다 산업은행의 ‘미숙한 IB 실력’ 때문이라는 시각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 IB 전문가들은 포스코와 같이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기업이 탈락되고 재무능력에 의구심을 샀던 한화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한 것부터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내 산업구조 개편을 주도할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무산되면서 하이닉스, 현대건설 등의 M&A도 지연이 불가피해 졌다.
또, 대우조선 역시 2~3년내 매각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 IB 전문가는 “지난해 10월 우선협상자 선정 당시 시장에서는 한화의 자금조달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었다”며 “대우조선해양 매각 무산으로 산업은행의 IB능력이 바닥임이 입증된 셈”이라고 꼬집었다.
공인호 기자 ihk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