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비해 여전사들의 인력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신한카드가 먼저 희망퇴직을 받아 인력 조정에 나섰으며 뒤를 이어 두산캐피탈도 인력을 감축하고 있다. 신한카드를 필두로 이같은 여전사의 인력 감원바람이 앞으로 세차게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위기의 여파가 상대적으로 덜한 신용카드사가 먼저 인력 감축에 나서면서 여전사 전반으로 이같은 현상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이달 11~17일까지 희망퇴직을 받은 결과 전체 정규직 직원(3200명)의 15.2%에 달하는 488명이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신청서를 제출한 희망퇴직자 가운데 부서장급은 전체 부서장 80여명 가운데 17.5%인 14명이었으며 이중 3명을 제외한 나머지 11명이 구 LG카드 출신이다.
또한 대부분이 구 LG카드 출신의 대리·사원급 여직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번 구조조정은 조직 슬림화와 효율성을 살리는 동시에 구 LG카드와 구 신한카드가 통합하면서 방대했던 조직을 은행계열로 정리한다는 의미가 있다는 업계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한그룹의 인사 시스템은 우리나라 최고 수준”이라며 “효율성 측면에서 그동안 방대했던 구 LG카드 조직을 자연스럽게 정리했다”며 “이를 통해 전업계가 아닌 은행계 대형카드사로서 조직시스템을 갖출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구 LG카드와 통합하면서 고비용 저효율 인력이 과다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실제로 구LG카드는 과거 3년 동안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어 대리·사원급 직원이 전체 인력 가운데 70%를 차지했으며 이중 사무보조 업무 위주로 하는 정규직 여직원의 비중이 80%나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지난 11월 전산통합작업이 마무리 되면서 본격적인 인력 감원을 실시한 것.
신한카드는 이번 희망퇴직에서 신청비율을 10%정도 예상했지만 15%를 넘어서면서 성공적인 인력조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들에게 24개월에서 30개월치의 봉급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일반 사원의 경우 2억원, 부장급은 4억원 규모의 특별위로금(퇴직금 포함)을 받게 됐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통합작업을 진행하면서 인력 적체로 작년과 올해 신한카드 신입사원 채용이 없었는데 내년에 신입사원 채용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캐피탈도 인력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두산그룹이 2007년 미국 잉거솔랜드사의 소형 건설장비 사업 부문 밥캣, 어태치먼트, 유틸리티 이큅먼트 등에 대한 M&A 이후 유동성 논란이 불거졌고 또한 소주 ‘처음처럼’과 와인 ‘마주앙’ 브랜드를 보유한 주류BG를 롯데에 매각하는 방향으로 갈피를 잡아가면서 조직 슬림화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관련계열사 전체적으로 인력의 20% 정도를 감축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융계열사인 두산캐피탈은 여유를 둬 15%로 낮춰서 감축할 것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희망퇴직 접수는 계속해서 진행중이다.
두산캐피탈은 인력을 감축하면서 18개월치 봉급을 보장해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캐피탈 관계자는 “경영환경이 어렵다보니 효율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조직개편을 하고 있다”며“중국법인 사업강화를 위해 해외사업팀을 별도로 만들었고 리스크 강화를 위해 조직을 개편한 것이지 인력 구조조정 차원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