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객니즈를 충족하면서 금융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이끄는 트랜드셋터(유행선도자)가 되고 싶습니다.” 우성택 SC제일은행 수신상품팀 이사는 상품개발 철학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시장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고객니즈를 피드백하는데 충실하면서도 때론 신선한 아이디어가 담긴 금융상품으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창출하겠다는 의지다.
이 같은 그의 철학과 딱맞아 떨어진 금융상품이 지난 4월 선보인 두드림예금이다. 높은 금리와 입출금할 때 편리성을 함께 원하는 고객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면서도 한편으론 발상의 전환으로 입출금예금과 정기예금 사이의 경계를 허물었기 때문이다.
개발배경과 관련 그는 “보통 입출금예금은 입출금이 잦을수록 금리가 낮다”며 “고정관념을 깨고 저금리가 약점인 입출금예금과 반대로 금리는 높지만 환금성이 낮은 정기예금 사이의 장단점을 보완하는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실제 그의 설명대로 발상의 전환 흔적은 곳곳에서 묻어난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입출금예금의 정기예금화. 실제 두드림예금 금리는 한 달동안 0.1%로 여타 입출금예금에 비해 낮다. 하지만 이 시점을 넘기면 금리가 연 5.1%로 훌쩍 늘어난다. 겉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입출금예금이지만 금리로 따지면 정기예금과 다를 바 없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본래의 기능도 보강했다. 고객입장에서 골치덩어리인 은행시간 외 CD/ATM기기 현금인출, 이체, 인터넷뱅킹 등 각종 수수료를 면제한데다 가입금액도 만원으로 낮춰 자유입출금예금의 편의성을 부담없이 누리도록 한 것. 그의 말따나 발상의 전환으로 수익성과 환금성을 겸비한 새로운 퓨전형 예금상품을 만든 셈이다.
막상 뚜껑을 열자 고객의 반응은 예상 밖으로 뜨거웠다고 한다. 예금출시 당시 목표는 올 연말까지 계좌수 10만좌, 잔액 1조원. 하지만 불과 1년도 안돼 목표를 초과달성한 상황이다.
최근 잔액은 금융기관의 예금유치경쟁에도 불구하고 1조2000억원을 돌파한데 이어 계좌수도 31만1800만좌에 달한다. 1조원을 달성할 당시 존 필메리디스 행장이 샴페인을 보내 직접 축하할 정도로 두드림예금은 이미 SC제일은행의 효자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이같은 성공요인에 대해 그는 “기존 입출금상품에서 고금리상품 이동은 수익성훼손 리스크가 있어 덩치 큰 어려운 은행은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이라며 “그룹간 상품아이디어나 성공상품을 끊임없이 교환하고 공유해 좋은 아이디어로 벤처마킹하는 열린 기업문화도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우승택 이사는 유가증권투자부분 신탁운용 펀드매니저에 이어 투자상품개발을 거친 멀티플레이어형 상품개발자. 최근 선보인 고객이 스스로 상품구조를 설계하도록 만든 두드림적금이나 자기앞수표발행 뒤 사용할 때 포인트로 이자를 주는 플러스알파예금도 투자 및 예금상품 개발을 두루 거친 그의 이력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앞으로 상품개발방향에 대해서도 그는 “최근 세계금융위기 여파로 예금조달이 중요해지면서 금융기관 사이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고객→영업점→본사로 이어지는 양방향 의사소통채널로 고객니즈는 물론 아이디어까지 공유해 앞선 금융상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