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식시장은 장중 900선을 위협하는 등 10월 이후 1180선의 회복세를 모두 내주었다.
지난 2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5.04포인트(5.80%) 오른 1003.73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17.06포인트(6.24%) 오른 290.12를 기록했다.
지난주 막판 다소 반등했지만 기술적 반등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소폭의 반등에 대해 토러스증권 이경수 투자전략팀장은 “9영업일째 하락하고, 10월 저점과 연결된 이중바닥 지지 기대감, 10월 폭락 이후 반등경험에 따른 학습효과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기술적 반등 기대심리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앞으로 “미국 회사채 신용스프레드, 통화스왑금리(CRS)와 국내 CP금리의 안정 등이 뒤따라야 주식시장도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채권시장 또한 수급불안이 가중되고 외국인들의 탈 이머징마켓 현상이 지속되면서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최근 한 달간 1.25%포인트 낮췄지만, 회사채 금리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제2금융권과 기업들은 채권발행은 올스톱 상태.
지난 9월16일 연 7.09%였던 3년 만기 회사채 AA- 금리는 21일 현재 연 8.61%를 기록 중이다. 2개월여 동안 1.52%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 차이인 ‘신용 스프레드’는 3.47포인트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외국계 투자가들의 채권 매도세도 불안 요인이다.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서만 1조3000억원가량의 채권을 순매도했다.
외국인들이 보유한 국내 상장 채권 규모는 5월의 55조원에서 41조원으로 5개월여 만에 14조원 감소했다.
원·달러환율은 10년만에 최고치로 다시 솟아오르면서 장중1500원선을 훌쩍 뛰어넘었다. 시장 안팎에서는 한·미 통화스왑 체결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소멸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환율은 21일 장중 1525.00원까지 상승했다가 전날보다 2.00원 하락한 1495.00원에 원으로 거래를 마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자금의 흐름을 보면 주식 및 채권시장에서 불안감을 느낀 대기성 자금이 단기금융상품으로 몰리고 있다. MMF 수탁액도 지난 19일 기준 84조5000억원 가량으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외국인들은 주식시장에서 올들어 40조원 가까이 순매도세를 이어가고 있고 채권시장에서도 이달 들어서만 1조3000억원 가까이 순매하고 있다.
동양선물 이재형 연구원은 “한은의 유동성 공급은 특정 영역, 특정 목적에 국한 돼 시장 전반적인 안정을 이끄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