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달러화와 엔화가치가 급등하면서 외화자금을 차입해 사용하고 있는 대부업체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 상반기 외화자금 상환 예정인 일부 대부업체들은 상환자금 마련을 위해 신규 대출을 줄여 나가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가파르게 오르는 환율 때문에 일부 대부업체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차입 이자 부담과 정부의 저신용자 계층을 대상으로 한 환승론 확대 등으로 경영환경은 점점 악화되고 있는데, 여기에 환율 손실까지 겹쳐 그야말로 고사위기로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외화차입금이 2000만불 정도로 알려진 리드코프의 경우 환헤지를 하지 않아 100억원 가량의 손실을 떠안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예컨대 외화차입 당시 달러 환율을 935원으로 가정해 계산해보면 10월말 기준으로 환율이 1435원까지 급등해 이로 인해 환손실이 100억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원·엔 환율 역시 10월말 기준으로 100엔당 1415원으로 1년 전(803원)의 약 2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이에 따라 엔화를 차입한 대부업체들의 차입원금을 원화가치로 환산하면 1년 사이에 80%나 불어났다. 1년 전 10억원을 빌렸다면 지난달말 환율을 기준으로 갚아야 할 원금은 18억원으로 늘어난 셈이다.
일본의 금리가 낮아 이자를 아끼려고 엔화대출을 받았다가 오히려 갚아야 할 원금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일본계 대표적 대부업체인 산와머니의 경우 지난 회기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산출한 결과 엔화 차입금은 100억엔 정도로 추정된다.
이를 그대로 적용해 보면 이 회사는 이 기간 중에 600억원 정도의 환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일본의 제로금리 정책으로 너도 나도 엔화대출을 받아 자금을 운용했던 대부업체들이 엔화가치가 크게 치솟는 바람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며 “지금으로써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대부업체들은 환헤지를 통해 손실을 막은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견 대부업체인 웰컴크레디트는 환헤지를 통해 32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막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