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63차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강만수 장관은 지난 13일 기조연설을 통해 국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포괄하고 있는 G-20의 역할도 강조했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부실에 따른 글로벌 금융이 혼란에 빠져 있고, 이에 따라 실물경기가 힘겨워 지고 있는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금리인하 공조와 더불어 재정의 경기대응력을 충분히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연설에서 강 장관은 “현재와 같이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는 더욱 더 균형재정을 강조할 때가 아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를 타개하고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금리인하 공조와 더불어 재정도 안정성에 안주하지 않고, 더 탄력적으로 운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이어 “선진국에 의해 촉발된 국제금융시장 불안에 따라 신흥개도국들이 최근 국제금융시장 불안으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유동성 공급 등 국제적인 시장안정화 조치가 신흥개도국들에게까지 포함함으로써 이들 국가들의 부담을 덜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세계 주요국 정책공조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G-20의 역할이 보다 강화될 필요가 있다”며 “G-20가 선진국과 신흥개도국을 회원국으로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G-20는 국제적인 공조를 위한 효율적인 체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금융질서가 재편될 것으로 보여 국제공조의 무게중심을 선진 7개국 뿐만 아니라 신흥 이머징국가를 포함한 G20개국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강 장관은 미국과 유럽 등 시장안정 조치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데 대해 “필요시 시장안정을 위해 충분하고 신속한 시장안정 조치를 위할 필요가 있으며, 이런 맥락에서 최근 주요국들이 취한 유동성 공급, 이자율 인하 등 적극적인 금융시장 안정정책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최근 금융시장 불안이 경제주체의 신뢰위기로 전이ㆍ확대되지 않도록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책당국은 투명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일관된 정책을 펼쳐야 하는 한편, 회원국간 긴밀한 정책공조와 정보 공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강 장관은 IMF에 대해 감시 기능을 강화해야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특히 “회원국들이 금융시장 환경변화에 대응해 금융감독 체계를 개선해 나가는 데 도움을 줘야 할 것”이라며 “파생상품 등 새로운 금융상품에 내재된 위험이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평가ㆍ공시되도록 해 시스템 위험을 최소화하고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IMF는 특정 지역의 위기가 타지역으로 전이ㆍ파급되는 경로 및 위험분석 기능을 제고하는 등 금융부문과 실물부문의 연계성 분석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WB의 개혁에 대해서 강 장관은 “지배구조 개선의 궁극적인 목표는 WB 지분구조가 회원국의 대표성을 공정하게 반영함으로써 WB의 반응성을 높이고 회원국들의 WB 참여를 극대화하는 것”이라며 “지난 1998년 이후 WB의 쿼터개혁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그간 경제적 변화가 컸던 신흥국가들의 세계경제내 위상을 적절히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