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차관보는 이날 오전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한국선진화포럼 주최로 열린 ‘국제적 금융위기와 우리의 대응’ 토론회에서 “이번 금융위기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굉장히 커지면서 이것이 채권시장에서는 단기화 현상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또한 현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기와 관련 “미국 투자은행(IB)이든 상업은행이(CB)이든 금융회사에 대한 신뢰는 완전히 붕괴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경우 기축통화국으로 달러를 찍으면 되기에 유리하지만 우리나라와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 체제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앞으로 달러 조달난의 장기화에 대비해 외화차입보다 경상수지에 더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금융연구원 신용상 거시경제연구실장도 “현재 국내 금융권에서 최대 리스크는 외화유동성”이라며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외화유동성 상황이 굉장히 악화됐고 장기 자금조달은 거의 다 막혔다”고 말했다.
신 실장은 “전체 외채 중 상환부담이 있는 규모는 외국계은행 국내지점의 본점 차입, 환헤지용 선물환 등을 제외한 약 1600억달러로 현재 외환보유액을 기준으로 약 800억달러가 가용외환”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이 규모가 향후 상황을 감당하기에 충분한지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텐데 지금처럼 큰 변동성이 1년 이상 지속되면 그 것(800억달러)으로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선진국의 실물부문 침체가 금융부문에 영향을 주는 ‘2차 피드백 효과’를 감안하면 글로벌 금융불안이 좀 더 오래갈 수 있다”며 “미국이 지난 50년간 5년 주기로 부채 확장·조정을 반복한 것을 보면 앞으로 2~ 3년간 부채의 조정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