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花無十日紅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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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8-09-21 18:57

KB자산운용 이원기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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花無十日紅
탐욕을 심판한 대단원 마무리도 머지 않아

가계부채 축소를 정책 우선 목표로 삼아야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미국 금융시스템의 붕괴 위기, 중국 주식 시장의 대폭락 등의 메가톤 급 해외 악재가 국내 금융시장을 사경에 몰아 넣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세계 금융 시장의 귀족처럼 군림하던 미국의 IB들과 지난 2년 간 전 세계를 들뜨게 했던 중국 주식 시장의 대폭등은 이렇게 여기저기 참혹한 상처를 남기면서 금융 버블 역사에 또 하나의 찬란한 페이지를 추가하고 있다.

그 영화와 위세가 대단했던 만큼 미국 금융제국의 몰락은 花無十日紅이라는 세상사의 쓸쓸한 법칙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고 있다. 한때 미국 금융회사 1개의 시가 총액이 우리나라 주식 시장 전체 시가 총액에 버금갈 때가 있었으니 아무리 미국이라는 나라가 강대국이라 해도 지나치다 싶었던 것이 사실이다. 또한 과거 어느 버블보다 그 형성과 붕괴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중국시장의 흐름은 “역사는 항상 반복되고 그 순환 주기는 짧아진다”라는 역사의 준엄한 격언을 생각나게 한다.

인간 성정의 가장 강력한 특징은 탐욕과 망각이라는 말이 있다. 시장참여자들의 탐욕의 결과로 자산시장의 거품은 주기적으로 형성되는데 문제는 우리들이 그 붕괴의 처절함을 경험을 해도 그 악몽을 망각하고 다시 새로운 욕망을 탐하는데 불과 몇 년이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1980년대 일본의 버블, 1990년대 나스닥의 버블에 이어 2006~2007년 중국의 버블로 이어지는 전 세계가 동참했던 메이저 리그 급의 광풍과 또 그 중간 중간에 마이너 리그 (최근에는 원자재 버블 같은) 급의 열풍이 있었으니 가히 적어도 3~4년에 한 번씩은 그 어느 시장에선가 사람들을 열광시키는 황홀한 게임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사에 진실하면서도 황홀한 것이 있을까? 황홀한 그 무엇은 대부분 환상이나 과장된 기대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그 끝은 처절한 좌절과 배신감이 되기 쉽다는 것을 중국 시장이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미국의 문제는 지난 1년 이상 노출되어 왔고 이제 그 클라이맥스인 금융기관들의 도산과 합병으로 치닫고 있으니 그 대단원의 마무리 국면이 멀지 않다고 느껴진다.

미국의 금융위기가 전 세계 실물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상당히 오래 진행 되겠지만 글로벌 주식 시장을 황폐하게 만드는 악재로서의 파괴력은 이제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

중국 증시도 고점에서 10개월 남짓 만에 70% 폭락하여 이제 더 떨어져야 얼마나 더 떨어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니 중국 시장의 수직 낙하가 한국 증시에 미치는 충격도 앞으로는 제한적일 것 같다. 한국 경제의 아킬레스 건인 유가도 확실한 진정세로 돌아섰으니 이제는 그 동안 해외 발 악재에 묻혀 잠복되어 있는 우리 내부의 모순에 관심을 돌릴 때다.

해외변수와의 동조화와는 별도로 지금 우리나라 금융시장도 지극히 비정상 상태이다. 웬만한 우량 기업도 자금 조달길이 막혀 있고 금융기관마저도 자금이 모자라 쩔쩔매고 있다.

이자율이 올라가는데도 가계 부채는 계속 늘어만 가고 있다. 600조에 이른다는 가계 부채의 60% 이상은 부동산 담보 대출로 알려져 있다. 집 값은 아직 많이 떨어지지는 않았으나 거래는 거의 마비되어 있다.

미분양 아파트는 공식 통계로만 13만 채인데 사실은 그 두 배쯤 된다고 알려져 있다. 한 채 당 평균 1억 5천만 원만 잡아도 얼추 40조 가까운 돈이 팔리지 않는 아파트에 잠겨 있다는 얘기다.

아직은 폭풍전야의 적막함 같은 분위기지만 모두들 긴장하고 있다. 위기라고 호들갑을 떨 일도 아니지만 위기는 결코 없다고 허장성세 할 일도 아니다. 한 때 9월 위기설 운운했던 외환 위기는 실체가 없었지만 우리를 서서히 조여오는 부동산 발 먹구름은 분명 실체가 있는 것이다, 금융시장에서 믿음과 신용의 실종은 위기적 요인이다.

지금 금융시장에서 거래 상대방을 믿지 않는 이유는 부동산 관련 금융 시장의 왜곡과 불확실성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시장이 희망하는 것과 부동산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것과 예상되는 정부 정책들이 완전 따로 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미 부동산 부양책에 착수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부동산 가격의 하락세, 더 나아가서는 자산가격의 디플레가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또 이미 한국의 주택 가격이 국제적으로도 매우 비싼 수준인데 정부의 부양책에 흥분해서 더 높은 가격에 집을 사 줄 사람들이 많을까 의문이다.

또 비록 집 값을 올리는데 성공을 한다 하더라도 그 것이 바람직한가는 더욱 의문이다. 부동산 버블의 후유증을 치유하기 위해 버블을 한 번 더 촉발시켜 새로운 투자자들로 하여금 기존 투자자들을 구제하게 한다. 우리나라 주택 가격이 버블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면 할 말은 없다.

정책의 목표는 가계 부채 축소에 맞춰져야 한다. 개인들에게 부동산에 대한 지나친 집착과 기대를 버리게 하고 부동산 보유 욕구를 축소시키는 것이 문제 해결의 출발이다. 집을 팔리는 가격에 낮춰서 팔도록 유도해야 한다. 가계 부채를 줄이도록 유도해야 한다. 잘못된 의사 결정에 대한 손실을 자기가 감내하는 것이 시장 경제이다. 건설회사들도 팔리는 가격까지 분양가를 내려야 한다.

세상에 안 팔리는 물건은 없다. 원하는 가격에 안 팔리는 것일 뿐이다. 낮은 가격에라도 집을 팔려고 하는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에 거래가 마비되어 있는 것이다. 계속 버티면 정부에서 부동산 부양 조치와 세금 감면 방안이 계속 나올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면 거래의 마비 현상과 미분양 사태가 오래 갈 수 밖에 없고 금융시장의 경색이 풀릴 수 없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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