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년간 연평균 7.5% 이상의 고도성장을 기록하던 베트남은 지난해말부터 극심한 경제불안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은행의 베트남 진출도 최근 주춤한 상태다.
하지만 베트남 정부가 금융부문 개방 정책 및 은행산업 육성정책을 계속해서 추진함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외국계 금융기관의 베트남 진출은 앞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1992년 국내 금융기관 최초로 합작법인인 ‘신한비나뱅크’를 설립하고 베트남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기업은행도 지난 3월부터 호치민 사무소를 지점으로 승격, 영업에 들어갔다.
이밖에 외환은행과 우리은행, 수출입은행 등도 현지법인과 지점,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다른 시중은행들도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은행권의 베트남 진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현재 베트남에서 은행 관련 인허가의 획득에는 아직까지도 많은 시간과 장애요인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베트남 전문가인 손승호 한국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은 ‘베트남 은행산업 현황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베트남의 경우 은행산업의 인허가 관련 요건 및 절차가 법령에 명시돼 있지만, 인허가 신청부터 실제 인허가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며 “또 은행산업 진출의 전제 조건중 모투자자가 은행업을 할 경우에만 베트남내 은행부문으로 진출할 수 있어 증권회사, 보험회사 등은 베트남내 은행부문 진출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외국계은행의 지점은 1개의 성에 1개의 점포만 설립이 가능하고 점포 밖의 ATM설치는 별도 지점으로 간주되는 등 점포수의 제한도 존재한다고 손 연구원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은행 영업의 실무와 관련해서도 손 선임연구원은 “외국인의 베트남내 토지 소유 제한으로 토지에 대한 담보 취급이 어렵다”며 “최근 외국인의 토지 소유에 대한 규정이 완화되고는 있으나 연체로 인한 담보권의 실제적 실행에는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어 대출금 회수가 용이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손 연구원은 국내 은행들이 베트남 시장에 효과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방법으로 ‘ 진출 가능한 부문부터 진출하고, 이후 영업 범위 확대’, ‘우량고객 집중 영업 전략’, ‘중장기적 진출 전략’ 등을 꼽았다.
그는 “베트남에서 은행 관련 인허가의 획득에는 많은 장애요인이 있으므로 현지법인 설립, 지점 설립, 현지 은행의 지분 취득 등의 진출 방법중 우선 진출이 가능한 부문으로 먼저 진출하고, 이후 다른 분야의 규제 완화를 기다려 사업 분야를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베트남내 부유층, 대형기관투자가, 국영기업 등 유망고객을 주 영업 목표로 선정하고 적극적인 고객 유치 전략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며 “베트남의 경제발전 지속으로 그 성장 가능성이 크므로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중장기적인 진출 전략을 수립하여 진출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었다.
정하성 기자 haha7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