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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공들인 탑은 어쩌고 뒤로 가려나

김창경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8-08-17 21:33

최근 보험설계사 한 명을 인터뷰하기 위해 지방에 다녀왔다. 어김없이 이번 인터뷰에서도 기자는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었던 단어, ‘종합 자산관리 금융컨설팅 제공’을 듣고야 말았다. 자산관리 설계를 할 때 모든 금융을 망라해 최적의 방안을 제시한다는 뜻일 게다. 그것도 오직 혼자 다 알아서. 명함에도 그렇게 박혀있지 않나.

그런데 자세히 들어보니 그의 방식은 조금 다른 것 같았다. 그는 오직 생명보험만 다룬다고 말했다. 저축이나 투자 등 다른 분야는 해당 전문가에게 연결시켜 준다는 것이다. 고객에게 실손보험이 필요하겠다 싶으면 그와 비슷한 자사상품을 권하는 대신 굳이 손보 설계사를 소개시켜준다고 했다.

‘혹시 뒷거래가 있는 것 아닌가’라며 추궁해봤지만 그는 웃으며 고개를 내저었다. ‘내 고객을 맡겨도 안심할 수 있겠구나’ 할 정도로 능력과 신뢰도가 높은 ‘일면식도 없는’ 설계사 한 명을 찍어 자신의 의도를 잘 설명하고 조력자로 삼았다는 것이다.

그는 교차판매가 시작돼도 자신은 지금처럼 생보영업에만 전념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제 며칠 후면 생·손보 교차판매가 시작된다. 각 보험사들은 이미 제휴를 맺고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의 벽이 무너질수록 영업현장은 더욱 어수선해지는 분위기다. 영업 인력의 머릿수가 곧 실적과 연결되는 보험업계는 더욱 그렇다.

보험설계사 수십 명이 이쪽에서 저쪽, 저쪽에서 이쪽으로 옮겨갔더라는 소식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일부 보험사, 일부 지점에서도 이 기회에 조직을 키워보자며 과도한 베팅을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번 교차판매를 앞둔 현장에서도 벌써부터 여러 형태의 뒷거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제도 시행과 함께 또 얼마나 시끄러워질까.

높은 투자수익률과 낮은 리스크가 공존하기 힘든 것처럼, 보험영업에서도 영업실적·조직규모와 효율은 친해지기 어려운 단어다.

경쟁적인 덩치 키우기가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는 겪어봐서 잘 알 것이다.

지난 10년간 보험업계는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엄청난 투자를 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선순환 구조로 돌아서나 했는데 다시 과거로 돌아가려는 것일까.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베이징 시내를 휘감은 스모그처럼 답답하기만 하다.



김창경 기자 ck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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