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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가맹점수수료 인하 논란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08-08-03 22:20

국회 - 영세업자 위해 개정안 발의
업계 - “시장자율에 맡기자” 반발

영세 사업자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문제를 두고 정부 및 국회와 업계가 관치논란으로 대립하는 양상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영세사업자들을 위해 가맹점 수수료를 낮춰야 하고 이를 위한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금융당국과 카드업계는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필요하다”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과 민주당 장세환 의원은 최근 영세업자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기 위한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두 법안은 차별적인 수수료 부과를 막기 위해 금융위가 수수료 원가 산정을 위한 표준안을 만들고 카드사들이 이를 토대로 수수료를 책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표준안을 따르지 않거나 부당하게 수수료를 산정할 경우 금융위가 시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구식 의원은 “영세 자영업자들은 대형 유통업체에 비해 수수료를 1.6~2% 더 부담하고 있고 평균 수수료율은 3.6%로 미국 2.1%, 유럽연합 1.2%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영세업자들이 카드 결제를 기피하고 있고 카드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이 최 의원의 주장이다.

장세환 의원은 “영세 가맹점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카드사들의 전횡에 휘둘릴 수 밖에 없다”며 “일부 가맹점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수료율이 낮은 카드만 골라 받거나 카드 이용 자체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소상공인들은 작년 하반기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를 낮췄지만 체감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추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고 이에 따라 중소기업청이 수수료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8일 국회 민생안정대책특위에서 “백화점과 재래시장 간에 카드 수수료의 차이가 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며 “가맹점 크기에 따라 수수료가 다른 것은 시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 여력 없다

하지만 카드업계에선 이미 상당부분 가맹점 수수료를 낮춰 추가 인하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법적 강제수단을 동원해 인위적으로 수수료를 낮추는 것은 시장논리에 반하는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신용판매 부문에서 버는 이익은 크지 않다”면서 “추가로 가맹점 수수료를 낮출 경우 연회비나 현금서비스 수수료 인상, 부가서비스 축소 등 회원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가맹점 수수료가 가장 낮은 대형 할인점의 경우 1.5%, 영세 가맹점의 평균 수수료는 2.1~2.2% 정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정부의 복지 정책으로 영세 가맹점의 부담을 낮춰줘야지 무조건 카드사들에게 부담을 떠넘기려는 식의 대안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영세 가맹점이 어려워서 가맹점 수수료를 일괄적으로 낮춰주는 논리라면 추후 이로 인해 카드사들이 어려워지면 그 땐 다시 일괄적으로 수수료를 높여줄 것이냐”고 반문하고 “자율조정 중에 있는 시장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초 소규모 음식점 및 숙박업자의 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신용카드 발행세액 공제율도 종전 1.5%에서 2%로 인상됐다”며 “매출 세액공제 혜택을 확대하는 방식의 정부 정책이 나와야지 강제적인 일원화는 해법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 금융당국 “직접적 시장개입 옳지 않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카드 수수료는 시장 논리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며 “금융당국이 가격 결정 과정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들 관계자는 “다만 수수료 체계의 운영 실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출혈 경쟁을 자제하도록 해 자율적인 인하로 이어지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사업자에 대한 수수료 인하 필요성은 인정하나 인위적인 수수료 인하는 시장논리의 작동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재래시장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하자 금융연구원이 수수료의 원가 산정 표준안을 제시하고 금융당국이 이를 토대로 수수료 인하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관치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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