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력·절대수익률 추구 경쟁력 확보돼야
자통법을 대비해 신규 운용사들의 출범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대형 손보사 대주주를 등에 진 보험계운용사들의 진출이 속속 가시화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무엇보다 이들 대형 손보사 신규 운용사들은 대주주인 보험계열사의 안정적인 내부자금 운용에 따른 확고한 수익기반을 확보한 상태라, 신설사로서의 약점을 상당부분 보완할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기존 보험계열 운용사들의 경우 투자일임 자산 대부분이 계열사 내부 자금으로 운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즉 자금유동성이 풍부한 보험계열사를 소유한 보험운용사들의 경우 운용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
여기에 오는 2010년 각 기업의 퇴직연금 도입의무화가 가시화 된다면, 기존에 퇴직연금보험을 판매중인 보험계열사들의 입김에 힘 입어 보험계 운용사들이 초기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이와 더불어 탄탄한 보험계열사들의 판매망에 펀드판매 권유인, GA등 보험계 독립재무설계사들을 활용한 판매 채널면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예컨대 갈수록 확대되는 보험계열사들의 투자일임 운용과 알짜 사업인 퇴직연금 시장 수혜까지 톡톡히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이들 보험계 운용사들의 진출이 가속화되며 업계의 이목도 쏠리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해 말 영업인가를 획득하고 운용업에 나선 현대해상 자회사인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에 이어, 메리츠화재가 자본금 전액을 출자한 메리츠자산운용의 경우 지난 11일 금융위로부터 자산운용업 본허가 승인을 받아 내달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기존 증금, 종금, 화재 등 금융계열사의 시너지를 발판으로 종합자산운용사로의 강점을 살려 액티브주식형, 시가채권형 등 전통적 상품과 해외투자펀드, 부동산펀드 및 금융공학 파생상품펀드 등 다양한 대안투자 상품개발을 활발히 한다는 계획인 셈.
메리츠자산운용 최용호 대표는 “메리츠자산운용은 향후 10년이내 업계1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이의 일환으로 글로벌 투자상품 개발을 위해 2~3곳의 해외 유수 운용사와 업무 제휴를 추진중이며, 8월중에 관련 신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LIG손보도 최근 필로스투자자문사를 대주주 자격으로 인수해 내부 자금 위탁을 준비중이며, 코리안리재보험이 자본금 30억 전액 출자한 코리안리투자자문도 지난 5월부터 영업을 개시하고 있는 등 손보사들의 내부자금 운용 니즈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메리츠화재를 비롯해 운용사를 보유하거나 진출을 앞둔 보험계열사들의 경우, 운용사들 소유함으로써 내부 자금을 유동적으로 운용해 내부적인 윈윈효과를 노리는 한편 보험금융지주사 설립에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이같은 손보사 대주주 운용사들의 진입이 결과적으로 운용시장의 질적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나왔다.
한국투자증권 이철호 연구원은 “대다수 국내 펀드자금은 단기적이고 공격적인데 반해, 보험사들은 장기적 운용과 꾸준히 안정적인 성과 시현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면서 “실제 세계적으로 검증받은 최대 운용사인 얼라이언번스타인과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인 PIMCO의 대주주는 각각 악사와 알리안츠 등 보험사들인만큼, 이들의 시장진입은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대형손보사들을 대주주로 한 신규 운용사들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절대수익률 추구를 위한 전문적인 인력확보와 이에 따른 내외부 인력들의 조직 융화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화증권 박정현 연구원은 “초기 손보계열 운용사들의 경우, 우선 내부일임자문을 성공적으로 운용하고 검증받은 후에 리테일시장으로 눈길을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내부 일임자금을 성공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문인력 영입과 리테일펀드를 출시했을 당시의 탁월한 운용성과가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즉 자산운용업은 판매망도 중요하지만, 내부 운용이 가장 중요한 산업이니만큼, 보험계 운용사들이 그동안 고질적으로 지녀온 보험계 운용인력들만 선호하지 말고 운용전문인력 영입에도 신경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또한 내부 외부 인력들의 성공적인 융화를 통해 시너지를 강구하는 방안도 병행되어야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