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사의 신용카드 남발로 안정세로 돌아섰던 신규 카드발급수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신용카드 신규 발급 비중이 상위층은 줄고 중하위층은 늘고 있으며 더욱이 중복 발행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신용카드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 큰 폭으로 증가한 신규카드 발급자들의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줄어들던 신규카드 발급 수가 다시 반등세로 돌아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 5등급 전분기 대비 15.3%p…저신용층도 우려
한신평정보 ‘분기별 신용카드 신규개설고객 CB등급 분포’에 따르면 지난해 1·2분기 큰 폭으로 증가했던 신용카드 신규개설 수는 3·4분기에 접어들어 감소세를 보이며 안정세를 찾는 듯 했다. 하지만 올 1분기에 중하위 신용계층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올해 1분기 신용카드를 신규로 개설한 1등급은 73만5629명으로 전분기 77만8209명 대비 5.5%p(4만2580명) 감소했다. 반면, 3등급이하부터 10등급까지 신규카드 발급 수는 증가했다.
3등급의 경우 올 1분기 신규개설 증가 수는 45만9206명으로 전분기 42만4361명 대비 8.2%p(3만4845명)이 증가했다. 특히, 5등급의 경우 41만2071명으로 전분기 35만7312명 대비 15.3%p(5만4759명)가 늘어나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다.
특히, 8등급 이하의 경우 신용카드 발급이 사실상 불가능한데도 불구하고 늘어나는 추세를 나타내 부실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10등급의 경우 3339명으로 전분기 3298명 대비 1.2%p(41명) 증가로 소폭이지만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반등했다는 점에서 업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아직까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저신용계층까지 신용카드 신규발급이 이어지고 있어 주의깊게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12건 이상 중복회원 수도 20.7%p 증가
한편, 저신용계층의 신규신용카드 개설이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중복카드 남발도 지적되고 있다.
A카드사 관계자는 “올초 모집인을 통한 카드신규 개설 경쟁이 불붙으면서 8등급 이하의 저신용자층에도 카드개설을 남발하는 등 중복 카드개설도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은행연합회가 조사한 신용카드 중복개설 현황에 따르면 올 1분기 1인당 8~11건이 전분기 대비 11.7%p 증가했으며 12건 이상은 전분기 대비 20.7%p로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4~7건도 전분기 대비 4.6%p나 증가했으며 전체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2~3건도 전분기 대비 1.5%p나 증가했다.
한 은행계 신용카드사의 경우 지난해부터 공격적인 영업으로 신규회원 수를 급격히 확대했지만 그에 따른 연체율도 한달만에 1%p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4개 이상의 카드 중복 발급의 경우 신용등급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신용등급이 낮아지면 그만큼 부실율도 높아지기 때문에 현 상황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 신용카드 중복개설 현황 〉
(단위 : 고객수, %)
개설건수 2007년 12월 2008년 3월 전분기대비 신규 개설수 점유비 신규 개설수 점유비 증감률
1건 6,452,291 28.2% 6,456,998 27.6% 0.07%
2~3건 9,142,502 40.0% 9,279,026 39.7% 1.49%
4~7건 6,684,169 29.2% 6,992,189 29.9% 4.61%
8건~11건 559,065 2.4% 624,626 2.7% 11.73%
12건 이상 13,987 0.1% 16,886 0.1% 20.73%
합계 22,852,014 100.0% 23,369,725 100.0% 2.27%
(자료 : 은행연합회)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