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중국증시의 증권거래세 인하가 주가상승의 촉매제 역할을 했던 사례에 비춰 ‘거래세 인하’라는 호재를 출발점으로 중국증시가 바닥을 탈피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중국정부는 지난 23일 전격적으로 증권거래세를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국무원의 비준을 받아 4월 24일부터 증권거래세율을 기존 0.3%에서 0.1%로 0.2% 낮춘 것.
증권거래세는 말 그대로 주식을 사고 팔 때 강제적으로 징수하는 세금. 보통 정부는 주식시장이 과열되면 세금을 올려 긴축정책의 수단으로, 반면 증시가 침체에 빠지면 세율을 낮춰 증기부양책으로 활용한다.
일반적으로 거래세를 조정하면 주식시장이 단기적으로 크게 출렁된다. 이론상 거래세율이 인하될 경우 거래비용이 줄어들어 매매회전율을 높이고, 거래위험을 낮출 뿐만 아니라 거래효율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한화증권에 따르면 중국은 지금까지 11번의 증권거래세율 관련정책을 발표했다. 거래세 조정폭 별로 주식시장의 반응을 살펴보면 1차 조정기인 1991년 10월 10일 거래세율을 0.6%에서 0.3%로 인하 이후 서서히 증시가 살아나더니 상하이 증시는 6개월 뒤 180P에서 1429P까지 694%나 오르는 급등세를 연출했다.
침체기인 99년도 마찬가지. 당시 6월 1일 B주의 거래세를 0.3%로 인하하자 상하이B주는 1개월 동안 38P에서 62.5P로 50% 이상 폭등했다.
지난 2001년에도 11월 16일 거래세율을 0.4%에서 0.2%로 낮추자 주식시장은 100P 오르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반면 거래세율을 올리면 증시는 거짓말처럼 약세를 보였다. 지난 1997년 5월 10일 거래세율을 0.3%에서 0.5%로 인상하자 발표 당일 고점을 찍은 뒤 500p가 폭락해 주가하락율은 30%에 달했다. 증시가 과열양상을 보였던 2007년 5월 30일에도 주가를 진정시키기 위해 거래세율을 0.1%에서 0.3%로 세 배를 올리자 증시는 휘청거렸다. 당일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281.84P(-6.50%) 폭락한 가운데 하락종목이 859개로 속출했으며 시가총액도 1조2346억위안이 사라졌다.
한편 이번 인하조치로 그 다음날(24일)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9%(+305P) 넘게 오른 3,583P, 선전거래지수는 9.59% (+1,131P) 상승한 12,915P로 급등하며 장을 마쳤다.
조용찬 한화증권 중국/EM분석팀 연구원은 “증권 거래세 인하는 사실 실질적인 증시 부양책이라기 보다는 심리개선의 역할이 더 크다”며 “당국의 증시 부양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줘 호재에 목말랐던 증시를 자극하며 투자 심리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